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결말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과정을 들여다보면 '미라클'과도 같은 한 시즌을 보냈다. 졌지만 잘 싸워온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 4차전 맞대결에서 4-8으로 패하며 준우승으로 길고 길었던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오재일과 최주환이 국내에서 새 둥지를 찾아 떠났고, '20승'의 라울 알칸타라와 '탈 KBO급' 크리스 플렉센도 각각 일본과 미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선발 이영하와 유희관이 부진을 겪으며,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예상과 달리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두산은 3~4월 12승 11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 이상을 마크했고, 5월에도 12승 10패를 수확하며 중위권 순위 다툼을 펼쳤다.
위기는 6월에 찾아왔다. 두산은 두산은 6월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패하며 지난 2014년 6월 28일 이후 약 7년 만에 6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5할 승률을 유지하지 못하는 등 7위까지 추락했다. 이렇게 두산의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멀어져 가는 듯했다.
그러나 쉽게 무너질 두산이 아니었다. 두산은 후반기 엄청난 저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8~9월 22승 5무 16패를 수확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권 다툼을 펼친 끝에 4위 자리를 수성하며 7년 연속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산의 진정한 '미라클'은 포스트시즌이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막판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마저 피로 누적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이가 모두 빠진 두산은 잇몸 야구를 펼쳤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두산은 '토종 에이스' 최원준과 곽빈, 김민규까지 세 명의 선발과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타선도 마운드의 호투에 보답하듯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그 결과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최초의 팀이 됐고, KBO리그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총 151경기를 치른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주저앉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에서 55점을 뽑아내던 타선은 한국시리즈 1~3차전 동안 단 4점을 수확하는데 머물렀다. 휴식일이 부족했던 마운드도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결국 두산은 4연패로 KT에 무릎을 꿇었다.
마치 '기적'과 같았던 과정에 비해 결과는 분명 아쉬웠다. 그러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우리 팀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허경민의 말처럼 두산은 졌지만, 당분간 그 누구도 깨지 못할 대기록을 남겼다. 졌지만 잘 싸웠던 시즌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두산 2루주자 박건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무사 2.3루서 페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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