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구단 NC도, 10구단 KT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맛 봤다. 이제 '형님'들이 분전해야 한다.
KBO리그는 2013년부터 외연을 확장했다. 한동안 8구단 체제로 운영하다 새로운 회원사를 받아들였다. 9구단 NC가 그렇게 1군에 진입했다. 3연전을 통째로 쉬는 팀이 나오는 일정을 받아들인 건 궁극적으로 10구단 체제로 간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2년 뒤 2015년부터 10구단 KT가 1군에 가세했다.
NC를 받아들이기로 할 때부터 리그 경기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다. NC와 KT는 기존 8~9구단이 외면한 신예들과 그들로부터 받아온 1.5~2군급 선수들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건전한 경쟁과 적절한 견제 속에서 리그의 질이 다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이 많았다.
NC는 2013년에 최하위였으나 2014년에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후 2017년까지 꾸준히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2018년에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으나 이동욱 감독과 함께 2019년에 가을야구 복귀에 성공했다. 그리고 1군 데뷔 8시즌만인 2020년에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술판 스캔들 여파를 극복하지 못해 다시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올 저력이 있다.
KT는 NC보다 좀 더 고생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좀처럼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에도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에 5강 싸움을 하며 6위까지 치고 올라오더니 2020년, 1군 데뷔 6시즌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치렀다. 그것도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일궈냈다.
그리고 2021시즌, 마침내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가을야구 데뷔는 NC보다 한참 늦었지만, 통합우승 달성 시점은 NC보다 1년 빠른 7시즌만이다. KBO리그 역사가 40년인데 신생팀들이 7~8년만에 통합우승을 했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고 봐야 한다.
NC와 KT가 1군에 진입하고 첫 1~2년 정도 리그 품질 하락에 영향을 미쳤던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결국 리그를 주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결국 KBO리그가 9~10번째 회원사를 받아들이는 결정은 옳았다. 이제 9~10구단 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인력이 공급되고 각종 제도에 따라 인력을 이동하는 시스템이 매끄러워졌다.
국가대표팀이 황금기를 누린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리그 수준 저하가 곧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시선은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건 NC와 KT의 문제가 아닌, 10개 구단이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경기력 역시 떨어진 부분도 있지만, 과거보다 분명 발전한 부분이 더 많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타자들의 타구 속도, 시프트의 디테일, 프런트의 데이터 공급 및 활용의 전문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KBO리그는 분명 9~10구단 체제 속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히려 오랫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한 '형님' 구단들이 분발할 필요가 있다. 롯데는 1992년 이후 29년간, LG는 1994년 이후 27년간, 한화는 1999년 이후 22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롯데는 원년부터 참가했지만, 페넌트레이스 우승조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2008년 출발한 키움도 14년째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이 팀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9~10구단의 통합우승에 속이 터지지 않았을까.
2000년부터 올해까지 22년 연속 삼성 혹은 두산 혹은 SSG 없는 한국시리즈는 없었다. 이 팀들은 21세기에 꾸준히 호성적을 거뒀다. KIA도 들쭉날쭉하긴 해도 2017년에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맛봤다.
결국 전국구 인기구단 LG와 롯데, 한화가 가을야구 마지막 무대까지 불꽃을 튀겨야 자신들의 발전은 물론 리그 전체의 건전한 자극 및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리그 흥행 및 비즈니스 측면까지 걸린 부분이다. 그나마 LG는 잘 정비하면 1~2년 안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하지만, 롯데와 한화의 우승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구단이 돌아가는 결이 다른 키움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우승 하지 못한 롯데-LG-한화(위), NC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가운데), KT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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