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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선수로서 조금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8-4로 승리하며, 팀 창단 8년, 1군 진입 7년 만에 첫 통합 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KT는 정규시즌을 공동 1위로 마친 후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을 통해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정도로 기세가 좋은 두산에게 4연승을 따내며, 새 역사를 썼다.
이날 시리즈 MVP는 프로 19년 차 베테랑 박경수가 선정됐다. 박경수는 3차전에서 우측 종아리비복근 내측부 부분 파열의 부상을 당해 4차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3경기에 출전해 8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1차전과 3차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탄탄한 수비를 펼치며 기자단 투표 90표 중 67표(74.4%)를 받아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경수는 경기가 끝난 뒤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행복한 것을 넘어 오늘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며 "MVP는 내가 잘해서 받은 것이라기보다는 팀 KT가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박경수는 "내 자신에게 화가 너무 많이 났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이 중요한 상황에 다쳐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프기도 했지만, 화가 많이 났다. 누구보다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배 신본기가 홈런을 치는 등 자신의 공백을 메워준 것이 고맙기도 했다. 그는 신본기의 활약에 "너무 좋았다. 1차전에 (신)본기가 나를 대신해 경기에 투입된 후 산진을 당하고 들어오는 모습에 내가 더 미안했다. 오늘(18일) 본기가 홈을 치고 와서 '이 한국시리즈에 2루에는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 KT'로 MVP를 받았다고 말한 박경수는 상금 1000만원을 후배들을 위해서 쓰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박경수는 "상금은 기분 좋게 받은 큰돈이다. 우리 후배들에게 밥도 사고 좋은 일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 19년 차 박경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37세의 베테랑은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다. 그는 "나한테는 선택권이 없다. 구단과 상의 잘 하겠다"면서도 "선수로서 조금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러나 고집을 피울 생각은 없다. 좋은 방향으로 구단과 상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T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KT-두산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해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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