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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유태오가 두려움을 예술로 승화, '로그 인 벨지움'이라는 첫 연출작을 선보였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다큐멘터리 영화 '로그 인 벨지움'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자 겸 배우 유태오가 참석했다.
'로그 인 벨지움'은 유태오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
영화,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배우 유태오가 촬영 차 방문한 벨기에에서의 자가격리 중 평소 습관대로 스마트폰으로 일상을 기록하면서 시작됐다. 100%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것은 물론, 기획·제작·각본·감독·촬영·편집·음악까지 모두 유태오가 직접 참여해 특별함을 더한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유태오의 아주 사적인 모습과 더불어 현재, 과거, 미래를 가로질러 또 다른 자신과 만나게 되는 다큐에 픽션을 가미한 구성으로 아티스트적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
'로그 인 벨지움'은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오픈시네마를 통해 첫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으며,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초이스에도 선정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태오 아내이자 아티스트 니키 리가 프로듀서, 촬영에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15일간의 록다운 기간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만약 내가 코로나19에 걸린다면? 이 나라의 말도 못하는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의 존재 뒤에는 뭐가 남지?'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는 유태오. "기록해두자" 마음먹고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 그렇게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몰랐던 유태오를 있는 그대로 담아가던 오태오는 일상의 기록에 픽셕적인 요소를 더함으로써 지금까지
이날 유태오 감독은 "많이 쑥스럽다. 감독처럼 느껴지진 않는다"라고 감독 데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로그 인 벨지움'을 연출하게 된 배경에 대해 "벨기에에서 해외 드라마 촬영 중에 갑자기 팬데믹이 시작됐다. 여러 유럽 나라 국경들을 막아버리고, 제 동료 배우들은 영국인이라 다들 돌아갔다. 스태프들도 벨기에 각자 집으로 돌아가 저 혼자 남게 된 거다. 갑자기 한국행 비행기 표도 취소되고, 아내 하고만 영상 통화를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생존하려고 찍기 시작한 영화였다. 정말 두려웠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뿐이었다"라는 유태오 감독. 그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다 보니 만에 하나 내가 당시 뉴스에 보도되고 있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든지, 이 호텔방에서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외롭고 두려워서 일상의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었던 게 지금의 영화가 됐다. 에세이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해, 제 속마음을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출 도전으로 그는 "제가 저를 객관화시켜서 다시 주관적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작업을 통해 앞으로 배우로서 연기에 관한 접근과 상상력을 키우게 됐다"라고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또한 유태오 감독은 "연기도 그렇지만 이번 연출도 니키(리)가 옆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줬다. 배급사 앳나인필름 이사님을 우리 집까지 데리고 와서 이 영화를 봐보라고, 나서서 프로듀서 역할을 해줬다. 그리고 제 팬 모모(팬클럽 애칭) 여러분도 도움을 주셔서 함께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니키와 항상 창작물에 대해 '이런 거 재밌겠다' 의논하는 편"이라며 "제가 옛날부터 갖고 있는 스토리가 많은데 어떻게 풀지는 모르겠다. 연출자, 작가, 혹은 제작사가 될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텔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해나갈 거다"라고 얘기했다.
배우 이제훈과 천우희의 깜짝 출연에 대해선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해서, 진짜 우리가 평소 놀 듯이 밥 먹고 보드게임하는 모습을 담았다. 셋 다 술은 안 마셔서 영화 속처럼 드라이하게 논다. 너무나 기분 좋게 같이 찍었다.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정말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로그 인 벨지움'은 오는 12월 1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주)엣나인필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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