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디즈니 한국 애니메이터들이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 작업 소회를 밝혔다.
24일 오전(한국 시간) 최영재·윤나라 애니메이터는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로, 이날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에 참여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콜롬비아 산악지대에 숨겨진 경이롭고 매력적인 장소 엔칸토에 위치한 마법의 집에 사는 특별한 마드리갈 패밀리의 이야기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마드리갈 가족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평범한 주인공 미라벨이 마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을 엔칸토와 가족을 구하려는 모험을 그린다.
최영재는 영화 '볼트'로 시작해 '라푼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빅 히어로' '주토피아' '모아나' 등을 탄생시킨 15년 차 디즈니 애니메이터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겨울왕국'을 시작으로 8년째 디즈니에서 활약 중이다.
윤나라 "디즈니 뮤지컬 장벽을 초월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
최영재 "디즈니가 현재 갖추고 있는 정점의 기술력으로 표현"
두 사람은 '엔칸토: 마법의 세계' 완성도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생긴 재택근무 등 아쉬운 변화도 있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회사에 있었다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텐데 집에서 하다 보니 시간도 늦어져 아쉽다. 하지만 회사도 긍정의 말로 격려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윤나라 애니메이터 또한 "재택근무를 하며 '영화가 잘 될까?' 하는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디즈니가 집에서도 팀원들이 협동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다만 뮤지컬 영화인데 콜롬비아의 춤을 영상으로만 공부해서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윤나라는 "영화 보면 알겠지만 여태 저희가 해온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초월한 것 같다. 옷감 특히 치마, 머릿결 등에서 테크니컬 애니메이션과 협업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최영재는 "능력이 없더라도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재밌고 감동적이며 따뜻한 메시지로 전한다. 영화 속 캐릭터가 지금 우리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고, 1인 가족이 보편화된 요즘 '우리는 과연 가족을 잘 알고 있는지' 또는 '가족이 우리를 잘 알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좋은 음악이 참 많았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신나기도 하고 감성적인 노래들이 많은데, 스크리닝을 볼때마다 항상 눈물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매력적인 음악, 어울리는 댄스, 아름다운 색채, 화려한 영상미가 한데 모였다"고 이야기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콜롬비아에서 영감을 받은 자연과 마법의 세계라는 판타지의 조합으로 신선함을 안긴다. 윤나라와 최영재는 "콜롬비아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 인종이 섞인 문화다.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역사도 공부하고, 춤도 여러 가지를 접했다"고 작업 과정을 떠올렸다.
최영재도 "영화를 만들 땐 각 지역 전문가들과 협업한다. 이번 '엔칸토'도 콜롬비안 제스처를 많이 배웠다. 영화 속에는 콜롬비아 분들이 알아챌 남미 특유의 제스처 포인트가 쏙쏙 들어있다"며 높은 몰입감을 예고했다.
특히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영감의 원천을 묻자 "아부엘라 캐릭터는 할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해외 거주로 못 찾아뵐 동안 얼마나 가슴 졸이셨을지, 또 눈물 흘리며 저희를 반기던 그 마음을 생각하며 작업했다"는 깊은 이야기도 꺼냈다.
한편 두 사람은 디즈니 입사를 꿈꾸는 예비 애니메이터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꿈을 정말 크게 가져라. 노력하고 꿈을 크게 가지면 디즈니뿐 아니라 드림웍스, 픽사에도 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외쳤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원래 한국인이 끈기와 성실함으로 유명하지 않나"라며 웃은 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다. 이때 필요한 인내심을 갖춘 분들이 한국에도 많이 계신다. 차근차근 계단 밟듯 올라가다 보면 디즈니에 올 수 있는 분이 굉장히 많을 거다. 너무 욕심내서 한 번에 올라오기보다 천천히 충분히 노력하라"고 따뜻한 응원을 남겼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이날 개봉.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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