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릉 이현호 기자] 1부 잔류에 성공한 강원 최용수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강원FC는 12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0-1 패배를 뒤집은 강원은 K리그1(1부리그)에 잔류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역사상 1차전 패배 팀이 2차전에서 승부를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최용수 감독은 “1차전 끝나고도 말씀드렸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1경기로 끝나는 게 아니다. 복합적으로 중요한 경기였다. 선제 실점을 했을 때 부정적인 기운을 느끼지 않았다. 흐름이 나쁘지 않아서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다. 우리 선수들 플레이가 좋아서 기대했다. 결국 뒤집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후반전에는 상대 똑같은 패턴에 우리가 대응을 잘했다.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과 투혼을 보여줬다. 홈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줘서 기분 좋은 하루다”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골 넣어줄 선수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4-1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오늘 2선 선수들, 뒤에 있던 선수들이 득점해줬다. 전술적으로 변화를 준 게 좋았던 것 같다. 상대 골문 앞에서는 모두 스트라이커라는 생각을 가지라고 했다.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줬다. 선수들에게 무거운 부담을 안 주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날 강원이 리드를 잡고 있을 때 볼보이들이 지나치게 시간을 지연했다. 상대 선수와 감독이 흥분할 정도였다. 부심과 대기심도 볼보이들에게 공을 빨리 주라며 다그쳤다. 최 감독은 “볼보이 관련된 것까지 감독인 제가 관여할 게 아니다. 홈 어드밴티지는 전 세계 어디에든 있다. 관여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강원은 이광연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최용수 감독은 “이범수 골키퍼의 장점도 있다. 이광연도 장점이 있다. U-23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다. 대전 공격수 바이오가 제공권은 좋지만 헤더 슈팅보다는 패스를 하는 스타일이다. 순간 반응, 민첩성, 예측, 위치선정이 이광연이 낫다고 생각했다. 사실 골키퍼는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추국가 키워야 할 선수다. 믿음에 보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대전 미드필더 마사와 오래 얘기했다. “마사와 일본말로 대화했다. 지난 경기에서 너무 잘했다. 왜 강원에서 나가게 됐냐고 했다. 마사는 ‘팀에서 나가라고 했다’라고 답했다. 본인이 내년에 K리그2에서 열심히 해서 승격을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 선수가 1차전 끝나고 2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우리를 자극했다. 축구에서 압도적인 경기는 있을 수 없다”라고 들려줬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2018년에 FC서울을 이끌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은 바 있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2018년에는 1차전에서 원정 다득점으로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이번에는 원정에서 패배해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불안한 공기가 우리를 괴롭혔다. 2018년이랑 많이 달랐다. 저 스스로 선수들을 믿고 내려놨다. 편안하게 접근한 게 주효한 거 같다. 이런 경기를 두 차례 했는데 감독이 너무 힘들다"라고 회상했다.
강원 부임 후 짧은 시간이 지났다. "앞서 김병수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다. 좋았던 부분을 개선했다. 앞으로 이영표 대표와 잘 얘기해보겠다. 이 전력으로 우리가 원하는 큰 목표는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더 긴밀하게 대화해보겠다. 보강 포지션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K리그1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얘기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선수 보강 계획에 대해서는 “선수 수급 과정, 팀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 내년 목표와 순위는 파이널A에 올라가는 것이다. 파이널A에 올라가면 ACL 출전권까지 목표하고 싶다”라고 들려줬다.
대전이 승격하면 400억 원을 투자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용수 감독은 "프로구단은 저비용 고효율 정책을 하는 팀도 있겠지만, K리그 판 전체적인 흥행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정상적이다. 구단마다 처해진 상황이 있다. 대전이 K리그1에 올라가서 얼마를 투자한다든지, 그런 얘기는 제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강원의 잔류, 생존만 생각했다"라는 게 최 감독의 입장이다.
끝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 최고 수훈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 그걸 운동장에서 스스로 보여줬다. 특정 선수를 수훈선수로 뽑기 어렵다. 백업 선수들도 준비를 잘했다.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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