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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1980년대 허 재, 이민형 등 당대 최고의 농구 스타들과 함께 농구코트를 누볐고, 아시아 청소년대회 국가대표까지 발탁됐던 추한찬씨가 서울역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31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허 재와 국가대표 콤비, 서울역 노숙자 된 영웅…찾아가니 오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진행자는 최근 서울의 한 고시원에 있는 추씨를 찾아갔다. 추씨는 한동안 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지내다가 최근 이 고시원에 터를 잡고 있었다. 그는 “키(203Cm)가 커서 고시원 방이 유독 작아 보인다”라는 진행자의 말에 “좋아요. 따뜻해요”라며 웃었다.
추씨는 국가대표 선수까지 지냈는데 농구계를 떠난 이유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몸이 너무 아팠다. 마르팡 증후군(결합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질환)이었다. 한기범처럼 똑같이 아팠다. 기흉 수술을 한 후에 회복이 안 되는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안 할 수가 없어서) 내가 나가서 공장생활을 시작했다.”
추씨는 이어 “공장 플라스틱 제품 만드는 기계에 손을 다쳤다. 손 때문에 농구선수 복귀를 할 수 없었다. 체육교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더라, 몇 번 시도 끝에 다 접었다”고 말했다.
“농구 선후배들의 TV 속 활약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밝히면서 괴로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TV를 부쉈던 일화도 소개했다. “하다 괴로워서 1990년대에 (옛 동료들이) 농구 하는 모습을 보고 TV를 때려 부숴버렸다”면서 “오히려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서울역 노숙 생활에 대해 “지하 전철 앞에서 옷에다가 용변을 봐서 떡이 되어 있는 사람을 봤다”면서 “그 때 술 담배를 끊었다”고 귀띔했다.
추씨는 과거 농구선수 생활을 회상하면서 인기 농구 스타였던 허 재에 대해서는 “84학번 동기”라며 “걔는 운동을 잘 하면서도 친구들을 안아줄 수 있는 정도 (인격)이었다”고 평했다.
"국가대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는데 호텔 방에서 허재가 바나나를 가지고 와서 나눠 주더라. 80년대에는 바나나가 귀하잖아요. 5개씩 나눠 주더라. 허재는 멋쟁이예요. 멋쟁이!”
그러면서 “TV에서 요즘 허 재가 걷는 모습을 보니 너무 힘이 없어 보여요. 골프 하는 것을 보면 60 넘은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괜찮잖아요?”며 너스레를 떨었다.
추씨는 마지막에 “농구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애들을 가르치고 싶다. 꿈이 그렇다”며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캡처]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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