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평 김진성 기자] "수치에 대해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냉정한 전망이다. 그러나 시즌 준비 과정에서 예상되는 각종 변수들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게 맞다. 불확실한 긍정론보다 냉정한 현실론이 조직의 위기관리능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KIA는 2021-2022 FA 시장에서 253억원을 들여 양현종과 나성범을 영입했다. 특히 돈 싸움에선 쉽게 밀리지 않는 NC를 따돌릴 정도로 나성범에게 진심이었다. 장정석 단장이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창원으로 향해 나성범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양현종 복귀협상과 투 트랙으로 진행, 6년 150억원 계약을 이끌어냈다.
나성범 영입이 KIA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양현종은 2일 함평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치고 "수치에 대해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범이가 와서 확 더 잘하거나 수치가 확 늘어나거나 등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성범은 최근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 이상 생산했다. 2021시즌 타율은 0.281이었다. 그러나 통산 타율은 0.312. 즉, 나성범의 애버리지는 3-30-100이다. 양현종의 발언에는 나성범이 3-30-100보다 특별히 엄청나게 더 잘하지도 않을 것이고, KIA 타선의 생산력도 지난 1~2년보다 엄청나게 오르지도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이 담겨있다.
실제 KIA는 나성범 영입에도 타선의 파워와 클러치능력 보강이 숙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나성범의 2021시즌 WAR은 3.91. 즉, 나성범의 원맨쇼로 팀이 3~4승을 더 챙길 수 있다는 뜻. 작년 9위 KIA가 올해 3~4승을 더 쌓는다고 해서 5강이 보장되는 건 절대 아니다.
결국 KIA가 올해 2018년 이후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하려면 나성범 외에 기존 타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김종국 감독이 더블포지션을 강조하고, 무한 경쟁을 외치는 근본적 이유다. 개개인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려는 사전 작업이다. 양현종은 이걸 정확히 간파했다.
오히려 양현종은 나성범이 KIA에 수치로 따질 수 없는 부분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범이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자세를 어린 선수들이 보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성범이를 따르려는 게 보이더라. 팀 전체가 올라갈 수 있느냐가 기대된다"라고 했다.
양현종도 2년만에 돌아와 후배 투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려고 한다. 그리고 활발하게 소통하기 위해 먼저 다가서려고 한다. 나성범도 마찬가지다. 팀을 옮긴 만큼 양현종 이상의 적응이 필요하다. 이미 김호령과 친해지면서 수비력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팀에 융화되면 후배 야수들도 자연스럽게 나성범에게 스며들 수 있다.
양현종은 "성범이가 이틀째 우리 팀에서 운동했는데, 항상 있었던 선수처럼 적응을 잘 했다.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이 보기 좋다. 좀 더 발전을 하려는 부분도 있더라. 팀에서 그런 부분에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이런 발언들은 2022시즌이 개막하면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나성범. 사진 = 함평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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