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KBO리그 각팀마다 연봉 협상이 거의 끝났다. 팀들은 이를 KBO에 선수등록을 할 때 함께 보낸다. KBO는 이를 바탕으로 매년 최고 연봉 순위를 발표한다.
2022년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당연히 SSG 추신수이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SSG와 1년계약을 했는데 27억원이다. 당연한 넘버 1이다.
지난 해 2위를 차지한 선수는 NC 양의지였는데 15억원이었다. 이는 키움 박병호와 같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올 해는 2위는 다른 선수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해 스토브리그에서 FA계약으로 100억 클럽에 5명이 가입했는데 이들 중 한 명일 것으로 짐작할 것이지만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삼성과 다년계약을 체결한 구자욱일 것으로 보인다. 구자욱은 지난 3일 삼성과 5년간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등 최대 총액 120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액수면에서는 KIA 150억원의 나성범에 이어 두 번째 대박 계약이었다.
나성범은 KIA와 계약 기간 6년에 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 150억원에 계약했다. 반면 구자욱은 120억원이지만 연봉은 5년간 90억원이고 나성범은 6년간 60억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나성범은 150억원 중 계약금으로 60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구자욱은 계약금이 하나도 없다. 이것이 지금 KBO리그의 FA계약과 비FA계약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구자욱 뿐아니라 올 스토브리그 동안 비FA 계약을 맺은 SSG 3명도 계약금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박종훈은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옵션 9억원), 문승원은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 한유섬은 5년 총액 60억원(연봉 56억원, 옵션 4억원)이다. 다 같이 계약금은 없다.
KBO규정상 비FA 계약 선수에게 계약금을 줄수 없다. ‘계약금은 FA선수에게만 준다’라는 규정이 있다. 그래서 팀들은 다년계약을 하지만 계약금은 주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구자욱은 5년간 연봉이 90억 원이다. 이를 5년으로 나누면 매년 18억원이다. 최근 각 구단들이 첫해 연봉을 많이 주고 다음해부터 일정부분 줄여서 총액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NC 양의지가 그렇다. NC 구단은 지난 2018년 "양의지를 내년부터 2022년까지 계약금 60억, 총 연봉 65억원으로 총액 125억원 규모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연봉 총합 65억원만 발표했지 매해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4년으로 나누면 16억2500만원이다. NC는 해마다 연봉을 KBO에 보고해야 하는데 4년 평균으로 보고 하지 않고 차등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의지는 2019년과 20년에는 20억원을 받았다. 2021년에는 15억원이었다. 올해 연봉은 자연스럽게 65억원중 나머지 금액인 10억이다.
이런 추세라면 구자욱도 평균 18억원이 아니라 20억원 가까운 연봉을 올 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해 29살인 구자욱이 추신수에 이어 당당히 연봉 2위에 오르게 된다. 참고로 구자욱의 2021년 연봉은 3억6000만원, 33위였다. 3위는 16억원인 삼성 오승환일 것으로 보인다.
분명히 더 큰 금액으로 계약한 선수가 있는데 단지 비 FA라는 이유로 계약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연봉 선수로 둔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팬들도 나성범보다 구자욱이 올 시즌 연봉이 더 많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선수와 구단의 계약에 KBO가‘계약금을 줘라’ ‘마라’라고 규정으로 정해 놓은 것도 이상하다. 그냥 메이저리그처럼 계약금을 주든, 나눠주든, 연봉을 나눠서 주면 이자를 더해서 주든 그건 계약 당사자인 팀과 선수가 정하면 되는 것이다.
비FA 다년계약은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는 다년계약 선수에게도 계약금, 즉 사이닝 보너스를 주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말 화제가 됐던 탬파베이의 완더 프랑코의 계약이 대표적이다. 프랑코는 2033년까지 12년간 최대 2억 2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사이닝 보너스가 들어있다. 500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가 있는데 이것도 두 번에 걸쳐서 나눠줬다. 지난해 12월1일과 올 해 6월1일 각각 250만 달러였다(He gets a million signing bonus, with .5 million payments on Dec. 1 and June 1, 2022).
왜 계약금이 얼마되지 않는냐고 묻는다면 MLB는 원래 계약금(사이닝보너스)이 적다.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FA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했을 때도 사이닝 보너스가 없었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은 4년간 280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사이닝 보너스가 400만 달러였다. 이렇듯 선수와 구단이 알아서 주든지 말든지 한다.
앞으로 비 FA 다년 계약은 더 많아 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KBO규정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손질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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