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검증된 선발투수는 양현종 밖에 없다."
KIA 마운드의 지난 1~2년간의 가장 큰 고민은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선발진에선 양현종이나 애런 브룩스(퇴단)가 과도한 짐을 짊어져야 했다. 불펜은 '박전문'이 해체된 뒤에도 장현식과 정해영을 거치지 않으면 승리가 힘들었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른 건 아니다. 모처럼 1~5선발이 사실상 확정된 채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지만, 냉정하게 볼 때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면 변수가 많다. 불펜은 여전히 장현식과 정해영 의존도가 높을 전망이다. 전상현의 본격 합류가 호재다. 확실한 왼손 불펜이 부족한 약점은 있다.
김종국 감독은 KIA 마운드를 냉정하게 바라본다. 최근 함평 스프링캠프 지휘를 하면서 "검증된 선발투수는 양현종 밖에 없다. 임기영은 지난 2~3년간 선발을 했지만, 작년 한 해 괜찮았다. 이의리도 작년 1년 뿐이었다. 외국인들은 솔직히 미지수"라고 했다.
불펜에 대해서도 "정해영 장현식에 전상현이 7~9회를 막을 투수들이다. 그 외에 투수들을 지켜봐야 한다. 선발이 무너질 때 5~6회를 막아줄 투수들을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냉정한 시각과 보수적인 자세는 자연스럽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하는 동력이 된다.
김 감독은 "큰 틀은 그렇게(양현종, 션 놀린, 로니 윌리엄스, 이의리, 임기영) 가는데 그 외에 선발투수 준비를 더 시켜야 한다. 윤중현, 한승혁, 유승철, 이민우, 김유신 등 선발 후보군이 있다. 이 투수들을 당장 롱릴리프로 쓸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5명의 선발투수가 1년을 완주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144경기는 길다. 부상선수가 나올 수 있고 사건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마운드 플랜 B~C를 튼튼하게 쌓아놓는 게 이번 스프링캠프의 미션이다.
KIA는 3일 훈련, 1일 휴식으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5일부터는 영광과 함평으로 나눠 합숙에 들어갔다. 이미 대부분 투수가 하프피칭에 들어갔고, 정식 불펜피칭에 돌입하는 투수도 나올 전망이다. 아직까지 부상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함평챌린저스필드는 광주챔피언스필드보다 훈련 여건이 좋다. 서브그라운드 포함 그라운드 3면에 넓은 실내훈련장이 있다. 김 감독은 "날씨도 체크해야 한다. 실내 불펜장이 따뜻하다. 롱토스부터 하고 들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투수들이 부상을 방지하면서 컨디션을 올리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야수들만 더블포지션을 준비하며 무한 경쟁에 들어간 게 아니다. 알고 보면 투수들도 무한경쟁이다. 장기적으로 KIA가 꾸준한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되려면 마운드 뎁스가 좋아져야 한다. 그동안 타선의 생산력 문제가 워낙 두드러졌을 뿐, KT, LG 등 상위권 팀들에 비해 마운드 짜임새가 좋은 편도 아니다.
그래도 현재 KIA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은 리그 전체적으로도 상위권에 속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좌완 최지민과 강병우, 사이드암 김찬민 등 신인 3명이 1군 캠프에 포함된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이 투수코치들과 함께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과제다.
[양현종(위), 양현종과 로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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