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죽어봐야 안다."
KIA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 얌전했다. 2020시즌 팀 도루 47개로 리그 최하위였다. 시도도 72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도루성공률도 65.3%로 리그 8위. 2021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팀 도루 73개로 리그 9위, 시도도 104차례로 역시 리그 9위였다. 그나마 도루성공률은 70.2%로 5위였다.
도루가 주루의 모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KIA가 지난 1~2년간 소극적인 주루를 한 건 사실이었다. 현실적으로 뛸만한 주자가 많지 않았다. 또한, 공격과정에서 연결과 해결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주루까지 얌전해진 측면도 있었다.
김종국 감독은 주루코치 출신이자 현역시절 254도루를 기록한 준족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취임일성으로 '적극적인 주루'를 내세웠다. 죽어도 좋으니 일단 뛰라고 강조했다. 결과를 떠나 상대에 'KIA도 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은 듯하다. 아무래도 최근 1~2년간 KIA를 상대하는 팀의 배터리는 KIA의 뛰는 야구를 사실상 배제하고 경기를 편안하게 운영해왔다.
김종국 감독도 단순히 도루 개수에 주목하지 않는다. 최근 함평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선수들에게 도루 뿐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적극성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도루보다 그런 게 더 필요하다. 적어도 발이 느리다고 안주하는 플레이는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무모할 정도로 강조할 것이다"라고 했다.
단타에 1루 주자가 3루까지 갈 수 있다면, 2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 들 수 있다면 그 팀의 득점력 상승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공격을 할 때 이걸 잘 하는 팀이 강팀이고, 수비를 할 때 이걸 잘 제어하는 팀이 강팀이다.
심지어 김 감독은 "일단 죽어봐야 안다. 죽어봐야 자신의 주루 능력도 알 수 있고, 상대 야수의 송구능력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단순히 전력분석팀의 자료를 보고 인지하는 것과 실전서 해보는 것은 다르다.
사실 공격적 주루는 모든 감독이 강조하지만 실전서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공격적 주루와 무모한 주루는 한 끗 차이다. 실패가 늘어나면 경기흐름도 끊기고, 경기 자체를 넘겨줄 수도 있다. 다만, 김 감독은 적어도 KIA 타자들의 소극적인 마인드를 바꾸고 싶어한다.
김 감독은 "그린라이트를 전 선수에게 부여할 것이다. 물론 레드라이트도 상황에 따라 같이 부여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결국 경기흐름을 넘겨주지 않는 선에서 선수들의 주루 마인드까지 바꿀 수 있도록 디테일한 접근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비밀병기도 있다. KIA는 올해 1군 작전주루코치에 키움 출신 조재영 코치를 영입했다. 키움은 수년째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선도해왔다. 특히 2019년부터 3년 연속 도루 성공률 1위를 차지했다. 조 코치의 몫이 컸다. 김 감독은 "조 코치에게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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