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돈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FA 시장은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구단들에게는 다년계약으로 선수를 묶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3일 구자욱(29)과 5년 총액 120억원에 다년계약을 맺었다. 연봉 90억원과 인센티브 30억원이 포함된 조건. 구자욱은 올 시즌 종료 후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예비 FA 최대어'였다. 그러나 삼성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구자욱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구자욱은 지난 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거듭났다. 통산 타율 .315 118홈런 562타점 104도루를 기록 중인 호타준족 스타일의 선수를 마다할 구단이 어디 있을까. 구자욱이 에이전트 없이 홀로 협상 테이블에 나왔음에도 삼성이 총액 120억원이라는 매머드급 계약을 안긴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물론 구자욱의 잔류 의지가 강력했던 것 또한 양측이 결론을 내리는데 수월하게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구자욱은 계약을 마친 뒤 "삼성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남겼다.
지금은 KBO 리그에 에이전트 제도와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만 소수의 선수들은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 F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주인공인 나성범(33) 역시 마찬가지. 나성범은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섰고 NC와 몸값 격차를 줄이지 못하자 6년 총액 150억원을 베팅한 KIA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나성범의 경력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해 타율 .281 33홈런 101타점을 기록하고 통산 타율 .312 212홈런 803타점을 남긴 검증된 거포 타자다. 리그에서 S급으로 통하는 선수는 '나홀로 협상'에 나서도 구단에서 알아서 움직이고 구애 작전을 펼친다. KIA는 나성범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나성범은 "장정석 단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나의 마음을 움직여주셨다. 협상보다는 티타임처럼 편하게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움직인 것 같다. 장정석 단장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실제 나성범은 지난 FA 시장의 최대어였고 구자욱 또한 예비 FA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다. 이들의 대박에 있어 애초부터 에이전트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구자욱(왼쪽)과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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