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Platinum jubilee)’를 맞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와 지난 2005년 결혼한 카밀라 파커 볼스의 직위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들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그의 부인인 카밀라도 '왕비'(Queen Consort)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 70년을 기념한 성명에서 "때가 무르익어 내 아들 찰스 왕세자가 왕이 되면 여러분이 제게 줬던 것과 똑같은 지지를 그와 그의 부인 카밀라에게 줄 것으로 안다"면서 "그 때가 되면 카밀라가 충성스러운 봉사를 계속하면서 왕비로 알려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역사사 가장 오래 재임한 군주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아버지 조지 6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1952년 2월 6일 25세의 나이로 즉위했다.
이날 여왕의 언급은 카밀라의 왕실 내 지위가 더 인정받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영국 역사에서 왕의 부인은 보통 '왕비' 호칭을 받는다.
하지만, 카밀라는 찰스 왕세자의 오랜 연인으로 지난 2005년 그와 결혼하면서 둘째 부인이 됐지만, 찰스 왕세자와 불륜설에 휩싸였던 과거 때문에 향후 왕비가 될지, 아니면 다른 호칭을 받을지가 관심사였다.
찰스 왕세자의 첫 부인이었던 다이애나는 순탄치 못한 결혼 생활을 하다 1996년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카밀라는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뒤 다이애나가 받았던 왕세자빈 공식 호칭인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 칭호는 대외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잉글랜드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왕의 적장남 자격으로 받은 작위인 ‘콘월 공작’에 따라 ‘콘월 공작부인’으로 불린다. 왕세자의 현재 부인이므로 ‘전하(Her Royal Highness)’ 경칭은 받았지만 황세자비로 공식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찰스 왕세자의 적장자인 윌리엄 왕세손을 낳은 다이애나비가 찰스 왕세자와의 이혼에도 불구하고 사망시까지 왕세자비 칭호를 유지했던 것과는 극명한 차이다.
영국 데일리미러는 여왕의 발언을 두고 “수 년간의 불확실성을 종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찰스 왕세자는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성취한 놀라운 업적에 찬사를 보내며 자신과 아내 모두 커밀라를 왕비로 인정해달라는 여왕의 발언을 영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찰스 왕세자는 "어머니의 바람에 담긴 영예를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여왕 폐하와 국민들을 위해 함께 복무해오는 동안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는 언제나 변함없는 지지자였다"고 말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 70주년 하루 전인 5일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대표들과 연금 생활자, 여성단체 회원 등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대외 활동에 나섰다.
여왕의 70주년 공식 기념행사는 6월 2∼5일 연휴에 대대적으로 개최된다. 군 퍼레이드와 팝 콘서트 등 다양한 축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사진: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