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의 마산야구장. 오후 3시쯤 2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중인 NC 박석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수조 훈련때였다.
하지만 그는 일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훈련 후 구단직원에게 인사만 한 후 그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그냥 아무말 없이 사라졌다. 인터뷰 요청에도 구단은 "박석민은 현재 미안한 마음으로 자숙하고 있다. 인터뷰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자숙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박석민은 훈련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전부 마스크를 벗고 훈련했는데 그만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실 훈련때 마스크를 쓰는 것은 불편하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한다고 생각해봐라. 호흡이 불편해 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기자들이 많이 모인 탓에 그는 마스크를 끝까지 벗지 않았다. 카메라에 얼굴 노출을 꺼린 탓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박석민은 지난 해 7월 ‘호텔 술판’이 벌어지고 난 후 "코로나가 확산되는 엄정한 시국에 따로 모인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부족하다. 경솔했다. 죄송하다.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 때문에 무고한 동료와 가족, 야구팬, 다른 구단 선수단과 관계자분이 고통을 겪는 걸 보며 제가 나서 사과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 후 박석민은 침묵했다. 모 언론에서는 그가 후배들을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은퇴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지만 전혀 사실무근이었다.
박석민은 구단이 보낸 보도자료로 전대미문의 리그중단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일단 사과했다. 당시에도 리그 중단보다는 두명의 여자와 호텔 방에서 술을 마신 ‘부도덕한 상황’ 때문에 해명성 사과를 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로부터 7개월이 흐른 지난 설날 NC는 올 시즌 연봉 계약 상황을 발표했다. 당시 박석민의 권유로 합석했던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은 연봉이 35%나 삭감됐다. 하나 박석민은 최대 18억이라는 소문이 있는 올 시즌 연봉은 1원 한푼 깎이지 않고 전부 받게 됐다.
팬들은 화가 났다. 술판의 주범인 박석민은 이미 FA계약을 한 상황이기에 연봉 삭감을 하지 못하고 후배들만 총 3억원이 넘는 돈을 못받게 됐으니 화낼만 하다.
그리고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박석민은 이 자리에서 지난 해 일을 사과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구단은 “아직 징계 기간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을 보고 있다”고 한다. 그 적절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석민은 어느 적절한 시점에 그냥 한번의 사과로 리그 중단을 시킨 죄를 퉁치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고 취재진을 질문을 피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연봉이 대폭 삭감된 해당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을 수 있다.
한번의 사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박석민이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기회있을 때마다 사과해도 모자랄 판이다.
사실 박석민이 리그 중단을 일으킨 후 그의 입으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그는 그 사건 이후 육성으로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사과도 구단에 사과문을 보낸 것을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에 발표했을 뿐이다.
‘침묵이 금’은 아니다. 만약에 적절한 시점을 복귀 시점인 올 6월 정도 쯤에 공식적으로 사과한다면 팬들이 ‘잘했다며 박수를 쳐줄 것 같은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적절한 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기회있을 때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계속해야 한다. 정상적인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박석민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참고로 사건에 연루된 4명 모두 지금까지 자기 입으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혼자 마스크를 쓰고 훈련중인 박석민. 사진= 창원 유진형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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