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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천 윤욱재 기자] 지난달 막을 내린 FA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 중 하나는 바로 '포수=급값'이라는 공식이 여전하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FA 1호 계약을 맺고 스타트를 끊은 최재훈이 한화에 잔류하면서 5년 총액 54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우승 포수' 장성우도 KT와 4년 총액 42억원에, 국가대표 베테랑 안방마님 강민호도 삼성과 4년 총액 36억원에 원소속팀 잔류를 택했다. C등급을 받은 베테랑 포수 허도환은 2년 총액 4억원이라는 대우를 받고 LG로 이적했다. 포수 FA 시장만 총액 136억원이라는 규모가 형성됐다.
올해는 유독 예비 FA 포수가 많은 시즌이다. 양의지(NC), 유강남(LG), 박동원(키움), 박세혁(두산), 이재원(SSG) 등 FA 시장 등장을 예고한 포수만 5명이 있다.
현재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유강남은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한다.
"(양)의지 형이 FA 계약을 할 때도 포수의 대우가 달라졌음을 느꼈는데 올해는 (강)민호 형의 계약까지 보면서 포수의 가치가 많이 올라갔음을 느꼈다"는 유강남은 "후회 없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막상 FA를 신청했는데 후회가 남으면 아쉬울 것이다. 쉽게 오는 기회도 아니다. 후회가 없어야 스스로에게도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라고 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유강남은 지난 해에도 수비 이닝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팀내 비중이 큰 선수다. 외국인투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한다. "매년 수비 이닝 1위이지만 시즌 때는 몰두하고 집중하다보니 많이 나가는지 모를 정도"라는 유강남. 올해는 허도환의 입단으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자 유강남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는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내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수비 이닝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타격 지표는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해에는 타율 .252 11홈런 60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강남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너무 아쉽다. 옛날에는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반대로 타격 지표가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유강남은 "내가 준비하기 나름이다. 3년 동안 성적이 하락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 것을 버릴 때가 됐다. 변화를 줄 것이다. 이호준 타격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변화에 확신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전매특허인 레그킥 동작을 줄이는 등 전체적으로 보완에 힘쓰고 있다. 이호준 타격코치는 "타격할 때 동작이 너무 크다"라고 지적했고 유강남도 이를 받아들였다.
유강남이 '허도환 효과'에 힘입어 체력 조절에 성공하고 이호준 타격코치와 환상 호흡을 맞춰 타격 지표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인다면 이번 시즌 종료 후 주목해야 할 FA 포수로 이름을 올릴 것이 분명하다.
사실 유강남은 시즌 중에도 개인 훈련에 매진할 정도로 성실함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도중 자신을 채찍질하기 보다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너무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것 같다. 지금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자신감을 채우기 위해서다"라는 유강남은 "시즌 때는 즐겁고 재밌게 하고 싶다. 지금 힘들어도 나중에 즐겁게 하기 위해 지금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강남이 벌써부터 칼을 갈고 있다. 어쩌면 포수 FA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LG 트윈스 유강남 포수가 7일 오후 경기도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2022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 이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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