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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일부 팬들의 차별적인 어휘 사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지시간 10일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른바 ‘Y로 시작하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토트넘이 문제 삼은 단어는 유대인을 경멸적으로 일컫는 말인 ‘이드(Yid)’다. 이는 본래는 단순히 유대인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유럽 지역 유대인들이 쓰던 언어를 ‘이디시(Yiddish)’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사실상 멸칭이 됐고, 특히 축구 팬들 사이에선 토트넘 팬을 비하하는 단어로 더 자주 쓰인다. 이는 ‘토트넘 팬들 중엔 유대인이 많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위치한 영국 북동부 런던엔 유대인 이민자가 많이 모여 살고 있다. 일부 팬들은 스스로를 이드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 유대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이드의 정의에 ‘토트넘의 선수 또는 팬들’이라는 문장을 추가했다가 유대인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당시 유대인 단체들은 옥스퍼드 영어사전 측에 “이 단어가 비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명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토트넘 대변인은 “우리 팬들은 이 단어를 결코 누군가를 모욕하려는 용도로 쓰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후 토트넘은 자체적으로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백히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서 이 단어가 구호 등으로 사용되는 데 불편해하고 있었다. 다만 토트넘은 “어린 팬들의 경우엔 이 단어의 역사적 어원을 인식하지 못한 채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 단어 사용에 익숙한 팬들일지라도 대부분 “다른 이들이 모욕감을 느낀다면 단어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토트넘은 성명에서 “프로필에 이 단어를 써둔 소셜미디어 계정과는 소통을 자제할 것이고, 공식 굿즈에 이 단어가 인쇄되는 것 역시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들을 향해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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