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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여자배구 선수들은 경기 전 같은 팀 동료뿐 아니라 상대팀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포옹하며 친분을 과시한다. 그리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팬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장면들은 이제 여자배구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하지만 10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5라운드 IBK기업은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는 이런 장면들을 볼 수 없었다.
최근 여자배구는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인삼공사, 도로공사 선수단까지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9일 예정되었던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경기는 연기가 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인 오미크론이 배구 코트까지 위협한 것이다. 이날 경기 시작 한 시간 전까지 코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적막만 흘렀다. 50분을 남겨놓고 양 팀 선수들이 하나둘씩 코트로 나오기 시작했고 선수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마스크를 쓴 채 훈련에 임했고 몇몇 선수들만 코트 멀리서 손을 흔들며 잠시 인사만 나눴을 뿐이었다.
팀 동료를 제외하고 상대팀 선수들과는 전혀 소통하지 않았고 평소에 볼 수 없는 어색한 분위기였다. 기합 소리도 없이 코트는 음악 소리만 들릴 뿐 조용하기만 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20분 전 공식훈련이 시작되자 그제서야 마스크를 벗었고 간단히 스파이크를 주고 받으며 몸을 풀었다.
한편 이날 경기는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18, 29-27, 25-22) 승리를 거두며 폭풍 5연승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경기에 패한 GS칼텍스 선수들은 회복 스트레칭도 없이 마스크를 쓴 채 재빨리 코트를 벗어났다.
경기 시작 전에도 후에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고 웃음꽃으로 가득 찼던 코트의 모습도 이제 볼 수가 없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우리가 사랑하던 여자배구가 바뀌고 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은 1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사무국 회의실에 한국 프로배구 남녀 14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V리그 운영 방안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 팀 선수들이 마스크를 쓴채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화성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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