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천 유진형 기자] '자네 다시 포수해볼 생각없나?'
13일 경기도 이천 두산 베어스타운에서 2022 두산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두산 김진수 배터리 코치가 포수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포수 뒤에 누군가가 나타나 한동안 이 장면을 지켜봤다.
바로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프로에 입단 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 입단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그러나 타격에 비해 수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5년까지 1군에서 포수로 총 46경기를 출장했지만 선발 출장은 10경기뿐이었다. 통산 135이닝을 수비하면서 실책과 포일이 2개씩 있었다. 도루도 10개를 내주는 동안 저지한 것은 1개도 없었다.
두산은 양의지, 최재훈, 박세혁 등 팀 내 포수 자원이 두터워 1군에서 마스크를 쓸 기회도 거의 없었다.
포수 후배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김재환을 김태형 감독이 발견했다. 김태형 감독은 웃으며 김재환에게 다가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의 야구 인생을 바꿔놓은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이 배터리 코치로 있을 때부터 당시 포수였던 김재환의 공격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다 김재환이 2011년 갑자기 불안감에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입스 증상을 겪게 됐고 2015 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의 권유로 포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1루수로도 실패를 맛보다 2016년부터 타격이 만개하며 김현수가 떠난 좌익수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지난 11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통산 타율 0.296, 201홈런, 7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를 기록한 김재환은 두산의 황금시대를 이끈 4번 타자다. 특히 2018년에는 홈런 44개를 몰아치며 정규시즌 MVP로 뽑혔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4년 115억원에 두산에 잔류했다.
한편 김재환에게 포수라는 포지션은 애증의 대상이다. 아쉬움과 홀가분한 기분이 동시에 드는 포지션이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공수를 겸비하기가 무척 힘든 자리이기도 하고 김재환은 포수를 포기한 뒤 야구 인생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포수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는 게 김재환의 마음이다.
[포수 훈련을 흥미롭게 지켜본 김재환. 사진 = 이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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