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올시즌 KBO리그 투수 부문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KIA 타이거즈로 복귀한 ‘조선의 왼손 투수’ 양현종(34)이다. 그가 지난 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1년 간 더 높은 도전을 해본 뒤 돌아왔기 때문에 더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양현종에게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KBO리그 투수 사상 최초로 4년간 총액 103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총액 25억원, 옵션 48억원) 선물을 안겨줬다. 옵션 액수가 크지만 양현종이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매 시즌을 치르면 달성할 수 있는 조건들이다.
양현종은 2017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평균 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토종으로 KBO리그에 현존하는 마지막 20승 투수이다.
양현종은 토종 좌완으로 정통 선발 20승 계보를 잇고 있는 것도 특별하다. 왼손 투수였던 이상훈 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1995시즌 30경기에서 20승5패를 기록한 이후 왼손으로는 양현종이 22년만에 20승 고지를 밟았다. 우완 정민태가 1999시즌 현대 유니콘스에서 20승7패3세이브로 20승 투수가 됐으나 선발로는 19승, 그리고 1승은 구원승이었다.
양현종과 함께 ‘조선의 왼손 투수’ 트리오였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전 세인트루이스, 현 MLB FA)은 20승을 올리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006시즌 한화 데뷔 첫해 18승, 그리고 김광현은 SK 와이번스에서 2010시즌과 2019시즌 17승을 올렸다.
야구팬들이 무엇보다 궁금해 하는 것은 양현종이 지난 1년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거치면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느냐이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0승3패, 평균 자책점 5.60 그리고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도 정확하게 일치하는 0승3패에 평균 자책점 5.60이었다. 메이저리그 승리의 기록은 없으나 두 가지가 달라졌다.
첫째는 공의 무브먼트(movement)이다. KBO리그에서 쓰는 공인구(스카이라인)보다 더 크고 무거우며 실밥이 넓은 메이저리그 공인구(롤링스)를 가지고 훈련하고 실전을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왼손의 공 장악력이 강해졌다.
두 번째가 텍사스 레인저스 코치들이 그의 구질을 주목하고 새롭게 전수한 변화구가 있다. 양현종은 시즌 초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긴급 투입할 수 있는 투수조를 말하는 ‘택시 스쿼드(Taxi Squad)’에 소속돼 메이저리그 팀과 함께 움직였다. 택시 스쿼드는 28명 로스터를 제외하고 5명(포수 1명 포함)이 별도로 운영된다.
당시 존 다니엘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사장은 ‘양현종의 커브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양현종이 KBO리그에서 커브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현종은 포심패스트볼이 50% 이상, 그리고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각각 20%를 넘었고 커브는 그 다음이었다.
양현종은 텍시 스쿼드로 움직일때 새로운 커브 그립을 배웠다. 그리고 시즌 내내 그 커브 그립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내가 스프링캠프에서 던졌던 커브 그립과 택시 스쿼드에 있을 때 코치들이 추천해준 그립이 다르다. 그래서 새 커브 그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공의 무브먼트가 더 거칠어진 양현종이 새로운 ‘택시 스쿼드 커브(Curve)’를 들고 KBO리그에 복귀했다. 커브라고 하지만 우리가 보던 커브와는 다른 변화구일수도 있다.
양현종은은 서재응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불펜 피칭을 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예년보다 빠르다.
[사진=함평 곽경훈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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