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장철수 감독이 농도 짙은 정사 장면과 노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 감독을 15일 화상으로 만났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이 사단장 아내 수련(지안)과의 만남으로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 감독이 무려 9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기도 하다.
연우진이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만을 목표로 살아온 사단장 사택 취사병 무광 역, 지안은 사랑을 갈망하는 여자 수련 역을 맡아 수위 높은 정사 연기를 소화했다. 수련의 남편이자 모든 권력을 손에 쥔 사단장은 조성하가 분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소감을 묻자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말문 연 장 감독은 "영화가 혼자만의 의지로 되지 않더라. 인간은 의지가 강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때와 인연이 맞아야 일이 이뤄지더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처음 하기로 마음먹은 지 11년이 됐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영화로 될 운명은 이 시기였다. 지치지 않고 다지며 견뎌온 것에 대해 스스로 기특하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시사회 이후 화제가 된 고수위 장면에 대해선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와 수위가 정확히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세고 살 떨리고 위험한 이야기잖냐. 그래서 약한 수위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베드신을 찍을 때 배우의 감정과 격정, 심리를 어떻게 담을지 생각했다. 베드신이든 액션신이든 인물의 감정이 중요하다. 감정을 잘 쌓아야 신이 살아난다.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원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인다면 연출의 부재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보는 관객에게 해방감을 느껴주게 하고 싶었다"라며 "성적인 묘사를 조심하고 금기시하는 시대라 우려가 많았다. 배우들도 작품을 하고나서 잘못되거나 불편하면 안 되니까 처음부터 소속사와 함께 만나 논의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합의했다"라고도 설명했다.
배우 연우진, 지안을 주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 감독은 "캐스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연우진을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처음 보자마자 되겠다 싶었다. 배우를 처음 접한 작품의 느낌을 중요시한다. 순수하고 순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복무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지금도 가장처럼 지내고 있다. 역할과 비슷하다. 내면에는 소중한 자아가 꿈틀대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지안을 놓고는 "영화 '함정'에서 말 못하는 역할이었는데 표정만으로도 잘 표현하더라. 말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때의 분위기와 표정이 수련에게 가장 중요했다.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데 가지고 있더라"라며 극찬했다.
전작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약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긴 공백기를 보낸 장 감독은 "아무도 예상 못했을 거다. 저도, 우리 가족도 예상 못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시골에 사시는 아버지께 죄송하다"라고 한 그는 "'아들 영화 언제 개봉하냐'는 말이 인사더라. 9년 동안 계속 들으면 지칠 거다. 아버지께서 '다 내려놨다'는 말씀까지 하셨다. 건강하게만 있으라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잘되면 다음 작품이 수월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더라. 영화를 찍진 못했지만 많이 기획하고 개발하고 실패한 영화도 있다. 항상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영화계를 떠난 적이 없는데 복귀작이라더라. 스스로 웃기도 했다"라며 "성숙의 시간을 가졌다. 시간을 흘려보낸 건 아니"라고 전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