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프면 쉬어라."
정글과도 같은 마이너리거(201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루키리그에서 출발) 시절, 어떻게든 눈에 띄기 위해 아픈 몸을 참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를 뛸수록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미국 생활을 접고 KBO리그에 도전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09년 휴스턴과 계약, 2010년부터 7시즌 동안 마이너리그 통산 507경기서 타율 0.261 16홈런 158타점 97도루 238득점했다. 2016시즌 도중 방출됐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19년 8월 KBO 신인드래프트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2년간 부상과 부진에 헤매다 30세의 젊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었다.
키움 문찬종(31) 재활군 야수 담당 코치. 선수 시절은 별 볼일 없었지만, 키움은 그가 좋은 지도자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문 코치는 현재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실질적으로 '코치 연수'를 받고 있다.
문찬종 코치는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아서 좋은 코치가 되고 싶다. 코치는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봐야 하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선수들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 아직 선수들도 나도 '코치님'이란 소리가 어색하다"라고 했다.
현역 마감이 너무 아쉬웠다. 키움에서의 2년 중 1년도 부상과 싸워야 했다. 문찬종 코치는 "미국 다녀오고 3년 정도 쉬어서(KBO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해외에 나갔던 선수는 2년간 드래프트 신청 불가) 괜찮을 줄 알았다. 나이 서른인데, 조급하고 더 신경 쓰였다"라고 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른 발을 전혀 과시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문 코치는 "(박)정음이 형이 저렇게 뛰는 게 부러웠다. 햄스트링 안 올라오나 싶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아프면 쉬는 게 맞다"라고 했다.
마이너리그 부상 역사를 돌아봤다. 문 코치는 "스무살이었다. 팔꿈치를 다쳤는데 트레이너에게 아프다는 말을 안 했다"라고 했다. 패착이었다. "진통제만 먹고 운동을 했는데 어깨도 아프고, 스로잉 자세가 변하더니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라고 했다.
그래서 "아프면 쉬어라"는 말을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다. 최근 구단들의 재활 시스템이 워낙 좋아 아픈 걸 참고 뛰는 시대가 지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찬종처럼 과도한 욕심과 실수가 화를 부르는 케이스도 간혹 있다.
무엇보다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 문 코치는 "소통 가능한 코치,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 내가 선수 시절 많이 아파 봤기 때문에 아픈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런 선수들의 멘탈을 이해해주는 코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진짜 코치로 성장하고 있다. 2군 야수들에게 펑고 치는 일을 도우면서, "선수들의 단점도 조금씩 보인다. 야구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다고 해야 할까"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을 직접 지적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은 권도영 코치님의 방향성을 따라가고 있다"라고 했다.
미국과 한국을 모두 경험한 코치라는 장점이 있다. 문 코치는 "미국은 정말 기본기 훈련을 많이 한다. 한국도 이제 기본기 훈련을 열심히 하는 추세다. 나중에 경험을 쌓으면 한국과 미국에서 경험한 것 중 괜찮은 방법을 찾고 싶다. 히어로즈를 빛낼 선수들을 잘 키우겠다"라고 했다.
[문찬종 코치. 사진 = 고흥 김진성 기자 kkomag@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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