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자가 대표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난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다? 현실화될 수도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6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 공개모집을 마감했다. KBO 염경엽 기술위원장과 함께 후보들을 평가해 신임 감독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물론 공개모집에 응한 사람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몇몇 인사가 공모에 응했다. 그 중 한 명은 이종범 LG 퓨처스 감독이다. 16일 한 매체가 보도했고, LG에 확인한 결과 사실이다. 이 감독은 LG의 동의를 얻어 야구대표팀 감독직에 지원했다.
이 감독은 2012년 은퇴 후에도 꾸준히 야구계에서 활동했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에서 수년간 코치를 역임했고, 한 스포츠케이블방송사에서 해설위원도 경험했다. 일본의 친정구단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도 받았다. 지난해 LG에 돌아왔고, 올해 퓨처스 감독을 맡는다.
이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지원한 건 지도자로서 더 높은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현 시점에서 이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발탁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실제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경우 흥미로운 그림이 예상된다.
아들 이정후(키움)와 대표팀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는 것이다. 두 사람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게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 감독은 두 대회 당시 코치 신분이었다.
이정후는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에도 잇따라 출전했다. 이때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로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 감독이 항저우아시안게임 사령탑에 오르면 한국야구 최초로 부자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이정후는 심각한 부상만 아니라면 만 24세 이하로 꾸려질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99.9% 선발된다고 봐야 한다.
역대 한국야구에서 이종범-이정후 부자 외에 부자가 코치와 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사례는 없었다. 부자가 감독과 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사례도 당연히 없었다. 바람의 아들과 손자가 또 하나의 역사에 도전하는 것이다.
참고로 이종범 감독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이미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나란히 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코치-선수 금메달 합작에 이어 항저우 대회서 감독과 선수로 금메달 합작에 도전한다. (물론 국제대회서 감독과 코치에게 실제로 메달을 수여하지는 않는다) 이 감독이 실제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경우 아들 이정후와 맞물려 엄청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한편, 부자가 아시안게임에서 감독과 선수로 동메달을 합작한 사례는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대표팀의 허재 감독과 허웅(DB), 허훈(KT)이다. 허웅과 허훈 형제는 당시 기량이 지금처럼 리그 탑클래스는 아니었다. 당시 허 전 감독의 두 아들 선발과 관련 논란이 많았다. 허 전 감독은 대회 직후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예능계로 진출했다.
또한, 국내에 모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도 있다. 다만 야구-야구가 아니라 테니스-야구다. 황재균(KT)의 어머니 설민경 씨가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테니스 금메달리스트다. 황재균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이종범 이정후 부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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