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흔히 ‘세계인의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일부만의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억 인구의 아프리카 대륙에서 출전한 선수가 단 6명에 불과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참가국 현황과 관련해 "오륜기의 원은 다섯 대륙을 상징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아프리카인들은 원이 아니라 '점' 수준의 존재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아프리카 대륙 5개 나라에서 6명 출전에 그쳤다. 마다가스카르에서만 2명이 출전했고, 에리트레아, 가나, 모로코, 나이지리아에서 각 1명씩 출전했다. 8개국, 12명이 참가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비해 절반에 그친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은 대륙 대표성을 위해 동계올림픽에서도 이들 나라의 출전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 참가했던 나이지리아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는 AP통신에 "(동계) 올림픽이 세계를 대표하는 올림픽인지, 아니면 유럽만의 올림픽인지 모르겠다"며 "올림픽 경기에서 (특정 국가들의) 완전한 배제가 이뤄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이 평창 동계올림픽 때 적용됐던 대륙별 출전권 할당제를 이듬해 폐지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했지만, 이번 올림픽엔 참가하지 못한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도 "동계올림픽에 아프리카인들은 소속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출전권 할당제를 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이 요구를 거절했다.
아프리카 대륙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어려운 주요 이유로는 기후적 요인도 적지 않지만 비싼 장비와 시설이 꼽힌다.
일례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아이스하키장 건설엔 1,079억 원, 스피드스케이트장 건설엔 1,311억 원이 들었다. 봅슬레이는 썰매 가격만 1억 원이 넘는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은 훈련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에 드는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선수의 훈련 비용 지원도 중요한 방법이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다. 현재 IOC가 개인 장학금을 지원하는 429명의 운동선수 중 295명이 유럽 국적인 반면, 아프리카 국적은 단 16명뿐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아프리카 대륙 선수들이 소외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IOC는 출전권 배분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올림픽 뉴스 전문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에 따르면, 제임스 매클라우드 IOC 올림픽 연대·국가올림픽위원회(NOC) 담당국장은 15일 "(올림픽) 접근성이 불균등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종목별 국제연맹(IF)과 출전권을 배분하는 예산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016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올림픽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