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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나 너무 추워. 아무래도 코로나 오래갈 것 같아. 우표 없어서 편지도 못 쓸 뻔했는데 같은 방 썼던 옆방 형이 주더라. 장기간 연락이 안 될 수 있어."
지난주 A씨(27)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지인 B씨(30)로부터 받은 편지에 적힌 내용이다. B씨가 지난해 10월 들어간 서울동부구치소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4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A씨는 "거의 2주 만에 받은 편지 첫 줄이 '나 너무 추워'였다"면서 "밀접접촉자 격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다 코로나 때문에 운동시간도 없어져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19일 뉴스1은 이 편지 내용과 함께 교정시설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감염 사태가 지속되면서 재소자 가족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교정시설에 확진자가 발생하는 날이면 대면접견은커녕 전화·스마트폰 접견 등 비대면 접견도 취소된다. A씨도 "마지막 접견이 두달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지인이 청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는 C씨는 "안에 있는 사람(재소자)들은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는지 제대로 듣지 못해 그냥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정도만 안다"고 말했다.
C씨는 "접견시간 또한 어디는 5분, 어디는 7분, 어디는 20분으로 제각각"이라며 "생필품, 먹는 것 다 구할 수 없으며 특히 우표가 없어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어 힘들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D씨는 "서울동부구치소와 인천구치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서울 남부교도소에 있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경남진주로 이송됐다"면서 "이송이야 어쩔 수 없어도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다"고 푸념했다.
D씨는 "본소를 바꾸는 건지, 바꾸지 않는 건지 말도 왔다갔다해 혹시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400명 이상, 인천구치소에서 100명 이상이 감염되고 안양교도소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국의 교정시설에도 코로나 비상이 걸린 상태다.
법무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수용시설의 과밀을 해소하기로 하고 18일 환자·기저질환자·고령자를 위주로 모범수형자 등 1031명을 3·1절에 맞춰 1차 가석방했다. 28일에 또 한 차례 가석방할 예정인데 규모는 미정이다.
재소자 가족들은 3·1절 기념 가석방뿐 아니라 추후 정기 가석방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재소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E씨는 "오늘 안(교도소)에서 '가석방 심사 사인을 했다'며 전화가 왔다"면서 "마음 비우자 싶어도 자꾸 기대하게 된다"는 글을 올렸다.
F씨는 "분류심사과 전화하니 내일 출소한다네요. 아이 등원시키고 걸어오면서 눈물이…. 실감이 안나요"라고 썼다.
[참고 사진:지난 1월 프랑스 파리 근교의 한 교도소에서 개인 보호 장비(PPE)를 착용한 수감자(오른쪽)가 교도관(왼쪽)의 감독 아래 수감자들에게 점심 식사를 배급하고 있다.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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