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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최민식이 3년 만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스크린에 컴백,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박동훈 감독과 출연 배우 최민식, 김동휘, 박해준, 조윤서 등이 참석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대한민국 상위 1% 자사고인 동훈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다.
이날 박동훈 감독은 "공부에 지친 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경쟁하며, '포기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거다. 그럴 때 쉽게 포기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며 긍정적인 휴지기를 가지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제시하는 영화다. 이런 의도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저 역시 '수포자'(수학 포기자)로서 수학을 딱딱하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수학은 우리 일상에서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있다. 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최민식은 극 중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 역할을 맡았다. 이학성은 천재 수학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대한민국 상위 1% 자사고의 야간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인물. 이에 최민식은 어려운 수학 공식도 막힘없이 써 내려가는 천재적인 면모는 물론, 이북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최민식은 이학성 캐릭터에 대해 "'천재', '탈북'이라는 두 단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인물인데, 오히려 이 두 가지의 상징성을 배제하려 노력하며 연기했다"라며 "어쩔 수 없이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긴 했지만, 내가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학문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심이 큰 학자라는 것, 그런데 더 큰 상심을 갖고 살아가는 학생을 만났다는 것, 이런 두 사람이 나누는 사람과 사람과의 교감에 더 주안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라며 "미완의 청춘에게 전하는 교훈적인 얘기가 아닌, 삶의 여러 갈래에 정답은 없지만 성인들에게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성찰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사투리 연기에 대해선 "탈북하신 분께 사투리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언어라는 게 시험공부하는 것처럼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남한 생활 등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듣다 보니까 그 사람 말투를 비슷하게나마 따라 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동휘는 250 대 1의 경쟁률 뚫고 최민식의 상대역 한지우 역할로 낙점됐다. 한지우는 대한민국 상위 1%인 명문 자사고에서 친구들을 쫓아가지 못하는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 학교의 야간 경비원 이학성이 수학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에게 수학을 배우기로 자처,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수업을 받게 된다.
김동휘는 "감개무량하고 뜻깊은 자리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접했을 때 '내가 한다고?' 안 믿겼다.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촬영 당시 박동훈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었다. 선배님은 먼저 편안하게 다가와 주셨다. 연기적인 얘기보다 선후배가 아닌, 인간 대 인간대으로서 동등한 위치로 다가가고자 노력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제가 그 자리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특별하다"라고 덧붙였다.
대선배 최민식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김동휘는 "'제가 또 언제 최민식 선배님과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기분이었다"라며 "다들 선배님이 어렵다 생각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늘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셨다"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흔쾌히 받아들여주시고, 같이 만들어가는 게 있었다. 그런 선배님을 보면서 이렇게 작업하시고, 이렇게 영화라는 예술을 대하시는구나 그런 걸 많이 느꼈다. 연기적인 테크닉보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정말 정말 많이 배웠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박해준은 이학성의 유일한 벗 기철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기철은 새터민 지원본부의 지부장으로 이학성의 친근한 말벗이자 소소한 행복을 챙겨주는 인정 넘치는 인물이다.
한지우의 유일한 친구 보람 역의 조윤서는 "저 또한 오디션에 붙었을 때 믿기지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의심했다. 혹시 바뀌진 않을까, 혹시 거짓말은 아닌가, 이 역할을 나한테 준다고? 의구심을 계속 가졌다.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촬영 내내 즐겁게 촬영했다. 촬영 없을 때도 촬영장에 가서 놀 정도로 너무 좋았고 즐거웠다. 오늘 완성본을 보니 벅차오른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는 3월 9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주)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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