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신수 형이 증명해줬다."
추신수(SSG)는 메이저리거 시절부터 출근을 빨리 하기로 유명했다. 낮 경기에는 아침이 아니라 새벽에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SSG에서도 마찬가지였고, SSG 선수들의 하루도 덩달아 빨리 시작됐다.
박종훈은 최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원래 10시에서 10시 반 정도면 나랑 (문)승원이 형 차가 항상 있었다"라고 했다. 오후 18시30분 경기 기준으로 오전 11시가 되기도 전에 출근했다는 것. 그런 박종훈의 '출근 1등'은 추신수에 의해 깨졌다.
박종훈은 "어느 순간 경기장에 와보면 좋은 차가 항상 가장 먼저 와있었다. 나도 일찍 온다고 오는데 신수 선배 차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라고 했다. 말로만 들었던 메이저리거의 성실함을 눈 앞에서 목격했다. "아, 이러니까 메이저리거지, 이래서 대우를 받는 거지."
SSG는 창단 첫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추신수의 합류로 덕아웃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더 일찍 나와서 충분히 준비하고,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문화가 형성됐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분위기를 SSG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종훈은 "2016년에 제대하고 겨울부터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와서 훈련했다. 주위 몇몇 사람이 '야,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적당히 해, 시즌 때도 열심히 하는데 쉬어가면서 해라."
단순히 웃으며 농담조로만 건넨 말이 아니었다는 게 박종훈의 회상이다. 프로라면, 더 좋은 내일을 만들어나가려면 이게 당연하다는 걸 추신수가 입증했다. 박종훈은 "그런 걸 내가 하니까 '왜 저렇게 힘들게 하냐'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신수 형이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줬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매일 새벽 5시~5시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다. 8개월째 이어지는 지루한 재활. 그러나 박종훈은 문승원, 조영우, 이건욱과 함께 밀어주고 끌어주며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물론 강화 SSG퓨처스필드에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흐른다.
박종훈은 "야구를 하면서 멋있다고 생각한 선수가 많았다. 신수 형은 존경하지만 사람이 너무 좋다. 정말 남자 중의 남자다. 누구든 존경할 만한 선수다.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영향력이 큰 선배다. 내가 생각해온 게 맞다는 걸, 정답을 보여주는 멋진 선배"라고 했다.
[추신수(위), 박종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