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사하고 고마운데…"
2021년 6월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던 SSG 박종훈과 문승원. 두 사람은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8개월째 재활 중이다. 1군 제주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않고 2군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린다.
재활은 순조롭다. 둘 다 이미 5~6차례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박종훈의 페이스가 약간 빠르긴 하지만, 5~6월 복귀는 문제 없는 상황. 새벽 6시부터 착실히 운동하는 와중에 2군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도 아끼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SSG는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정상적으로 복귀하더라도 올해는 재활 시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가 복귀 후 곧바로 예전의 위력을 발휘하는 케이스는 드물다. 복귀 후 6개월~1년이 지나야 구위가 돌아온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때문에 SSG는 올 시즌에도 많은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지난해 두 사람의 공백을 메운 최민준과 이태양을 비롯해 오원석, 정수민 등 플랜B를 단단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 작년 1년 경험을 통해,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러나 당사자는 이런 평가를 이해하면서도 조금 다른 생각을 한다. 문승원은 복귀 시점을 거론하는 걸 조심스러워했지만, 박종훈은 복귀시점을 떠나서 올해도 어느 정도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5년 65억원 계약의 첫 시즌. 18억원으로 2022시즌 투수 연봉킹. 책임감이 있다.
박종훈은 최근 "기사를 보니 내가 올해 KBO 최고연봉을 받는 투수다. FA들을 대신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금액에 상응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내가 목표로 한 수치들도 있다. 이렇게까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회복에 중점을 두는 건, 야구에 대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마음으로는 이해한다. 올해를 재활시즌으로 여겨야 한다는 시선은 박종훈과 문승원을 그만큼 배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종훈도 "그렇게 봐주면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욕심이 너무 난다. 빨리 던지고 싶고 동료들과 같이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5년 65억원 장기계약의 첫 시즌, 투수 연봉킹(18억원)의 책임감,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투영돼있다. 박종훈은 "고생한 동료들과 함께 한 시즌의 끝을 함께하고 싶다. 복귀 목표 시점은 5월인데, 여유 있게 하면 6월"이라고 했다.
물론 박종훈이 연봉 킹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무리하게 재활에 속도를 내겠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2022년을 재활시즌이라며 쉽게 넘기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건 연봉 킹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박종훈과 문승원의 재활을 돕는 최현석 코치의 디테일한 접근에 대한 믿음도 있다. 박종훈은 "최현석 코치님은 스케줄만 내주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성향을 보고 케어해준다. 성향상 '이렇게 해도 되겠다'라는 식이다. 잘 챙겨주다 보니 회복도 빨라지고 있다"라고 했다.
박종훈의 마지막 실전은 2021년 5월28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이미 한화전을 바라본다. 박종훈은 "6월 10일에 한화전이 있더라. 그 전에 나가면 더 좋겠지만, 그날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마음은 이미 마운드에 있다.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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