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동성애 성향을 드러낸 조쉬 카발로(22, 호주)가 소신을 밝혔다.
카발로는 지난해 10월 소속 구단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난 동성애자이다. 이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커밍아웃했다. 카발로는 프로 축구선수 가운데 세계 최초로 동성애를 밝힌 인물이다.
파장이 크게 일었다. 세계 각지에서 응원과 비판이 쇄도했다. 그중 FC바르셀로나 수비수 제라르 피케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 리버풀 주장 조던 헨더슨 등은 카발로를 지지한다며 응원했다.
호주 A리그 경기 도중 상대팀 팬들로부터 모욕적인 야유를 받기도 했다. 애들레이드의 라이벌 멜버른 빅토리와의 경기에서 멜버른 팬들이 동성애 혐오 응원가를 부르며 카발로를 조롱했다. A리그 사무국은 멜버른 구단에 5,000호주 달러(약 430만 원)를 벌금으로 부과했다.
커밍아웃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카발로는 24일(한국시간) 글로벌매체 ‘골닷컴’과 나눈 인터뷰에서 “그 당시엔 실망했다. 종목을 떠나서 프로선수라면 그런 야유와 조롱에 상처를 받게 된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장에 어린 아이들도 있고, 가족 단위 팬도 있다. 모두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각자 어디 출신이든, 어떤 신념을 갖고 있든 자신과 다른 이들을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판이 싫다는 건 아니다. 카발로는 “운동선수가 경기적인 실수를 해서 비판받는 건 당연하다. 골 찬스를 놓치거나, 태클이나 크로스를 잘못해서 혼나는 건 받아들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건 더욱 상처가 크다”고 말했다.
커밍아웃 직후 SNS를 통해 수없이 많은 살해협박도 받았다. 하지만 카발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내 가족, 친구들, 감독, 코치님, 팀 동료들 모두 나를 응원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지금은 2022년이다. 더 이상 이런 논쟁은 불필요하다. 앞으로 10년 후엔 각 스포츠 종목에서 여러 성소수자 선수들이 걱정 없이 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편, 카발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 욕심도 드러냈다. 호주 대표팀은 아시아 최종예선 B조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지 카타르는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다. 카발로는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곳에서 월드컵이 열려서 걱정했다. 월드컵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다행히도 카타르 월드컵 측에서 ‘카타르는 안전하다. 우리는 당신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기뻐했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