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동상이몽이다.
SSG 문승원과 박종훈은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8개월째 재활 중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복귀 시점은 5~6월로 예상한다. 빠르면 5월이고, 여유 있게 준비하면 6월이라는 게 박종훈의 예상이다. 두 사람의 복귀시점과 퍼포먼스는 올해 SSG의 성패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토미 존 수술은 요즘 실패사례가 거의 없다. 그러나 개개인에 따라 제 기량을 회복하는 시기는 다르다. 복귀 직후부터 곧바로 정상적인 구속과 위력을 보여주는 투수는 사실 많지 않다.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지나야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 투수도 적지 않다.
팀은 시즌 준비를 보수적으로 하는 게 옳다. 때문에 올 시즌까지는 박종훈과 문승원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많은 선발투수를 준비하는 게 옳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미 작년에 비상사태를 겪은 만큼 김원형 감독이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건 '복귀'에 대한 문승원과 박종훈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문승원은 최근 "그건 전혀 장담할 수 없다. 그 부분은 조심스럽다"라고 했다. 무리하게 이른 복귀를 추진하기보다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서 5년 계약에 보답하겠다는 의도다.
문승원은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 팀도 좋고 동료들도 너무 좋다. 팀에 저에게 5년간 같이 하자며 계약을 제시해준 게 고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4~5년 기록을 보니 매년 조금씩 좋아졌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한해선 무조건 매년 하나라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기록을 하나라도 더 좋게 하면 매년 레벨업 되는 선수니까 5년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5년간 긴 호흡으로, 매년 조금씩 발전하겠다는 의지다.
박종훈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올해까지 재활시즌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시선에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다"라면서도 "욕심이 너무 난다. 빨리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 내가 올해 최고연봉(18억원)을 받는 투수인데 금액에 상응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KBO리그는 2023시즌부터 샐러리캡을 적용한다. 다년계약을 맺은 SSG 삼총사(한유섬 포함)와 삼성 구자욱 모두 올 시즌 연봉이 높고 2023시즌부터 조금씩 내려가는 구조다. SSG와 삼성으로선 당연히 그래야 했다. 확률상 박종훈과 문승원은 5년 중 가장 퍼포먼스가 떨어질 리스크가 있는 시즌인데 연봉은 잔여 4년 이상으로 많이 받는다.
문승원은 2022시즌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며 신중하게 움직인다. 반면 박종훈은 마음으로는 이해해도 올해 당장 투수 연봉킹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둘 다 틀린 말이 아니다. 일리 있는 얘기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자신을 믿어준 SSG에 보답하고 싶고, 팬들과 다시 호흡하고 싶어한다. 야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같다.
문승원은 "필드에 없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야구를 하고 싶더라. 야구를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인데 응원소리를 들으면서 하고 싶고 그립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가겠다"라고 했다.
박종훈은 "다년계약을 한 뒤 남아줘서 고맙다고 한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에 상응하는 활약,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하겠다. 싸게 잘 잡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건강하게 천천히 빨리 돌아가겠다"라고 했다.
[문승원과 박종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