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 안 해야겠다. 집에 가야겠다."
SSG 거포 유망주 임석진(25)에겐 아픈 과거가 있다. 2017년 10월 말, 도핑검사에서 적발돼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피부 치료 차원에서 구입한 한약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다. 다만, 본인이 문제가 될만한 성분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었고, 병원 측의 부주의가 인정됐다. 때문에 본래 72경기 출장정지서 50% 경감이 됐다.
이 일은 결과적으로 임석진의 야구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 SK에 2차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된 뒤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SK는 임석진을 다독였고, 적극적으로 상황을 수습했다는 후문이다.
임석진은 최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그 얘기(금지약물 적발 및 징계)를 듣자마자 '집에 가야겠다, 야구 안 해야겠다' 싶었다. 구단에선 '네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알아서 해주겠다'고 했다. 구단에 엄청 고마웠다"라고 했다.
그래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임석진은 "그렇게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밥을 3일간 못 먹었다. 주변 사람들도 못 보겠고 나를 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내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이 있었고, 걱정도 많이 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 안 좋은 생각도 했는데 이겨낼 수 있었다. 사람들 없으면 못 이겨냈을 것이다"라고 했다.
SK는 당시 단장부터 직원들이 임석진의 멘탈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망주 한 명을 잃고 싶지도 않았지만, 억울한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임석진은 "구단에도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이 구단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다. 애사심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 일을 기점으로 임석진은 성격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예전에는 경기가 안 풀리면 자책하고 방에도 방망이를 갖다 놓고 야구 생각만 하고 그랬는데 성격이 바뀌었다. 정말 내성적이었는데 쳐지면 안 되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사실 임석진은 이후로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한 미완의 기대주다. 주 포지션 3루의 경우, SSG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최정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야구에만 집중하고, 훈련 시간 외에는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임석진은 "쉬는 날에는 한강을 보러 나간다. 사실 시골 출신인데 처음에 한강을 볼 때 임팩트가 컸다. 지금도 한강을 보고 돌아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맛집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계속 우울한 생각만 한다고 해서 야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게임도 하고 그런다"라고 했다.
임석진은 올해 2군 주장을 맡았다. 등번호를 00번서 60번으로 바꾸면서 2군 홈런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2군에서 임팩트를 남겨야 1군에 올라갈 수 있다. 그는 "본래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부터 처지면 안 되겠다 싶더라. 이왕 하는 것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임석진. 사진 = 강화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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