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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국내에서 2022-2023 시즌을 대비해서 몸을 만들고 있는 김연경이 후배들에게 해외 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김연경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구 선수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남녀 배구가 프로화가 된 이후 그동안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3명 뿐이다. 일본, 중국, 터키에서 활약한 김연경과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났던 김사니, 그리고 독일리그에서 뛰었던 문성민 등이다.
김연경은 우선 KOVO 규정 때문에 해외진출이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고교 졸업후 6년간 뛰어야만 해외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태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6시즌을 채웠을 때는 선수들의 마인드가 문제이다. 19살에 입단해서 6시즌을 소화하고 나면 선수들은 25살이 된다.
이때 선수들은 ‘나이가 있고 연봉도 꽤 받는데 왜 고생하면서 해외로 진출하느냐’ 라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 김연경의 생각이다.
김연경은“한국에 남는다면 FA이기 때문에 연봉이 꽤 높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신입 선수이기 때문에 한국 연봉과 맞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 연봉이 적은 게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포기한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구단 입장에서는 한국 연봉을 맞춰 줄 수 없다. 비싼 돈을 주고 한국 선수들을 영입할 밖에야 더 좋은 북미나 유럽 선수들을 스카우트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 굳이 한국 선수를 영입할 필요성이 없는 것이다.
또 김연경이 지적한 것은 ‘두려움’이다. 우선 나이가 있기 때문에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자리를 잡았는데 새로 적응해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괜찮을까?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포기하더라도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두려움은 언어이다. 김연경은 정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코트안에서 동료들과 자주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김연경은“처음 일본에 진출했을 때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 바로 하면 좋은데 통역을 거쳐서 이야기하니 시간이 길어지고 연습도 중단이 된다. 그렇다보니 다음부터는 이야기하는 것이 줄어들게 되더라”고 회상했다.
터키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영어도 못하고 터키어도 못해서 서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사실 내가 할 줄 아는 영어로는 자자(Sleep)가자(Go) 등 간단한 단어 밖에 못했다. 대화가 안돼 서로 못 알아 듣는 거야. 터키어와 영어 과외를 했다. 2년차 되니깐 이야기가 되더라.”
또한 선수들의 텃새도 심했다는 것이 김연경의 경험담이다. 김연경은 “서양 선수들은 확실히 기가 세다. 또한 말이 안통하니 싸움이 되지 않더라. 코트에서도 ‘너가 받아야하는데’라는 말이 안되니 소통이 되지 않더라. 나중에 말이 통하니 서로 오해도 풀게 되고 괜찮아졌다”라고 털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은 그 유명한 ‘식빵’을 내뱉었다고 한다. 속으로는 이야기 하는데 터키나 영어과 안되니 어쩔수 없이 나오는 말이 한국말이고 욕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기에 후배들이 해외진출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는 것이 김연경의 판단이다.
그렇더라도 김연경은 후배들에게 해외에 자꾸 진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연경은 일본이나 태국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을 비교하면서 후배들의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
김연경은 “사실 아시아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 태국이나 일본 선수들이 해외에 많이 나가는 이유는 어디로 가든 따지지 않는다"며 "우리 후배들은 빅리그냐? 몇부 리그냐? 어떤 리그냐? 등을 따지기 시작한다. 태국이나 일본 선수들은 나가서 부딪혀 본다. 1부든 2부든 나간다. 2부가 창피한 것 아니다. 도전을 해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이 추천하는 포지션은 경쟁력이 있는 리베로와 세터이다. 김연경은 “세터나 리베로는 정교한 포지션이다. 외국 클럽들도 아시아 선수들을 선호한다. 아시아 선수들은 성실하기 때문이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물론 구단도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밀어줘야 한다고 김연경은 강조했다. 오픈 마인드를 갖고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좋은 경험도 쌓고 배우고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 시절 김연경과 터키 컵 우승 당시. 사진=상하이 SN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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