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량과 잠재력, 상징성 측면에서 MVP다.
시범경기는 공식적으로 개인기록 순위를 집계하지 않는다. 당연히 MVP도 선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굳이 꼽으라면 KIA 슈퍼루키이자 '제2의 이종범' 김도영(19)이다. 김도영은 28일 광주 SSG전까지 11경기서 41타수 18안타 타율 0.439 2홈런 5타점 7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그나마 27일 대전 한화전과 29일 광주 SSG전서 4타수 1안타씩 날리며 애버리지가 깎인 게 이 정도다. 시범경기 타격왕, 최다안타왕을 예약했다. 심지어 18일 경기서 도루 2개를 추가하고 김지찬(삼성, 4도루)이 롯데와의 최종전서 도루를 추가하지 못하면 '시범경기 3관왕'도 가능하다.
물론 시범경기 홈런왕을 예약한 송찬의(LG, 6홈런)가 있다. 전직 단장의 조카로서 나름의 스토리까지 있는 내야수다. 성적도 타율 0.324 6홈런 10타점 8득점으로 빼어나다. 무엇보다 6홈런이라는 임팩트가 확실하다.
그래도 김도영이 좀 더 신선하다. 김도영의 활약을 본 사람들이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닐 수 있다는 기대를 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쉽게 말해 송찬의 같은 신데렐라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정확성과 장타력, 폭발적 주루와 안정적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만 19세 신인 토털패키지 내야수는 절대 쉽게 볼 수 없다. 김도영은 상징성과 잠재력 측면에서 확실히 유니크하다. 한 마디로 역대급 재능이다.
김도영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150억원 간판타자' 나성범과 '103억원 에이스' 양현종의 활약이 묻힐 정도다. KIA 팬들은 SNS와 유튜브에서 '갸도영'이라며 열광한다. 지난 3년간 가을야구도 못했고 활력도 없었던 팀에 김도영의 등장은 극적이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김도영은 내달 2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전서 리드오프 3루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역할을 시즌 내내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이종범 LG 퓨처스 감독조차 해내지 못한 신인왕도 가능하다. KIA는 2021년 이의리에 이어 창단 최초로 2년 연속 신인왕 배출에 도전한다.
144경기 정규시즌은 시범경기와 차원이 다르다. 김도영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체력과의 싸움은 물론, 9개 구단이 본격적으로 약점을 파고 들며 괴롭힐 것이다. 진짜 제2의 이종범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통과의례다.
결국 레벨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 2017년 이정후(키움), 2018년 강백호(KT)도 역대급 재능으로 팬들을 흥분시키며 한국야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지금 위치에 이르렀다. 29일이 지나면, 김도영에겐 더 높고 험한 출발선이 기다린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