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뭘 하겠다고 해서 된 게 없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28일 시범경기 고척 KT전을 앞두고 대뜸 자학(?)개그를 했다. 작년에 자신이 뭘 하겠다고 해서 된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지난해 워낙 이슈가 많았다. 부상 이슈에 코로나 19 방역수칙 위반자들이 장기결장 했고, 타선은 여전히 터지지 않았다.
물론 실패한 승부수들이 있었다. 야심자체 실시한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지명타자 고정 로테이션이 대표적이다. 실책이 잦은 유격수 김혜성을 시즌 중반 이후 2루수로 돌렸으나 내야수비 안정에 실패, 다시 유격수로 돌려놓기도 했다. 대전에서 마무리 조상우 컨디션 점검 차원의 등판 역시 뼈 아팠다.
반면 전임 감독이 메인 셋업맨으로 기용한 안우진의 선발투수 복귀, 조상우의 후반기 메인 셋업맨 기용 및 김태훈 마무리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아무래도 감독으로선 성공한 작전보다 실패한 그것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과감한 디시전이 나왔다. 팀 전력 자체가 리그 최강이 아니다 보니 사령탑의 용병술이 중요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김혜성의 5번 타자 및 2루수 기용이다. 사이드 스로우의 불안정성, 짧은 거리 송구의 안정성 및 더블플레이 완성도 향상, 넉넉한 젊은 유격수 자원들의 활용 등을 이유로 2루수 전환은 성공적으로 귀결될 조짐이다.
반면 5번타자 전환에는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다. 시범경기서 20타수 6안타 타율 0.300 1타점 2득점으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장타가 한 방도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상대에 큰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애당초 홍 감독은 김혜성이 자신의 장점만 발휘하면 하위타선의 선두타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올해 키움이 시범경기서 상~하위타선 할 것 없이 침묵하다 보니 김혜성 5번 배치의 효율을 확인하지 못한 실정이다.
2번에 배치된 송성문은 타율 0.222 1타점 3득점이다. 결국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이 단절되는 느낌이 크다. 결국 홍 감독은 28일 고척 KT전서 두 사람의 타순을 맞바꿨다. 키움 타자들이 2안타에 그치며 역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홍 감독은 "시즌에 여러 변수에 대비, 할 수 있는 변화다. 운영의 폭을 넓히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좋은 선수가 상위 타순을 맡고 찬스에 강한 5번 타자가 있는 게 득점을 할 수 있는 좋은 그림일 수 있다. 타순 변동은 있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어느 팀이든 144경기 모두 같은 라인업을 사용할 수 없다. 송성문과 김혜성은 올 시즌 내내 타순을 맞바꾸거나 또 다른 타순으로 갈 수도 있다. 박병호(KT) 공백이 명확한 이상 기존 자원들로 어떻게든 데미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시범경기서 결론을 낼 수 있으면 좋지만, 빗나갔다.
리드오프 이용규, 3~4번 이정후-야시엘 푸이그 사이와 뒤에 들어갈 타자들에 대한 고민은 올 시즌 내내 이어질 듯하다. 김혜성의 5번 이동을 실패라고 단정짓기엔 대단히 이른 시점이다.
[김혜성(위), 송성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