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타 선배님들과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KIA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의 또 다른 수식어는 '이닝 대식가'다. 14일 광주 롯데전서 6이닝을 채우면서 개인통산 2000이닝(2004이닝)을 돌파했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온 훈장이다. 실제 2014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7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 던졌다.
양현종은 통산 최다이닝 7위다. KIA와의 4년 계약 첫 시즌인데다 4년 후에도 만 39세다. 몸 관리에 철저한 양현종이라면 한 번 더 괜찮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있다. 최다이닝 1위 송진우(3003이닝)를 넘어설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명실상부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이자 타이거즈 '리빙 레전드'다. 그런 양현종도 2007년 데뷔하자마자 잘 했던 건 아니다. 저연차 시절에는 제구력 기복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실제 입단 후 2년간 79경기에 등판했으나 1승에 그쳤다. 2009년 12승5패 평균자책점 3.15를 찍으며 본격적으로 성장 페달을 밟았다.
양현종은 최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2000이닝은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내 이름이 있어서 행복하고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진 것에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라면서 "가족도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과거를 회상했다. 양현종은 "신인 때 스타 선배님들과 같이 하는 것만으로 신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이 시기까지 왔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쉽기도 하다"라고 했다. 양현종도 어느덧 선수생활의 후반부에 들어섰다.
양현종이 입단한 2007년부터 자리를 잡은 2009년까지 현역 말년의 이대진(SSG 투수코치), 전성기의 윤석민과 1년 선배 한기주,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입단한 서재응(KIA 투수코치) 등 쟁쟁한 투수가 많았다. 이들과 살을 부대끼며 운동하고, 대화하며 달려왔다. '이닝 대식가'의 기초체력은 이때 다져졌다.
이닝에 대한 양현종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평균자책점보다 이닝을 더 챙겼다. "선수들과 야구인들이 인정해주는 게 이닝이다. 이닝만큼은 많이 던지고 싶다. 많이 던지면 팀에 도움이 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닝을 항상 중시한다"라고 했다.
KIA 선발진은 지난 몇 년에 비해 안정적이다. 로니 윌리엄스, 션 놀린, 이의리, 한승혁에 임기영도 예비 자원으로 대기 중이다. 그래도 중심은 여전히 양현종이다. 양현종이 많은 이닝으로 선발진 중심도 잡고 불펜의 에너지도 아껴줘야 김종국 감독의 마운드 운용이 편안해진다. 양현종의 이닝은 '뉴 타이거즈'의 단단한 기반과도 같다.
양현종은 3000이닝 도전을 두고 "아프지 않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힘든 수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큰 목표를 갖고 선수생활을 할 생각이다. 재미 있는 야구, 멋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겠다"라고 했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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