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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각종 사건과 구설수에 오르던 다혈질의 쿠바 악동 푸이그가 정말 변했을까?
푸이그는 올 시즌 키움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올 시즌 16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15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며 조금씩 KBO 리그에 적응을 하고 있다. 키움과의 계약 소식이 들렸을 때 기대하는 시선도 컸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워낙 사고를 많이 친 악동이었기 때문이다. 타석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판정에 배트를 던지며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타격 후 1루로 열심히 뛰지 않는 모습과 상대팀 감독의 항의 제스처를 따라 하는 모습 등 성숙하지 않은 자세로 비난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KBO리그에서는 우려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성실하게 훈련하며 팀에 녹아들었고 타석에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선수들은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으며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푸이그도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가지며 배트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땅으로 내려치려는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화를 폭발하지는 않는다. 컨트롤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내야 땅볼을 친 뒤에는 전력질주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타구를 미리 판단하며 주루를 포기하던 모습이 없어졌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한국에서 푸이그는 항상 '팀 퍼스트'를 강조한다. 팀 동료의 홈런 세리머니가 있을 때면 선글라스를 함께 쓰고 뒤에서 박수 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더그아웃에는 파이팅을 불어넣고 젊은 선수들에게 행동으로 메시지를 심어준다.
푸이그는 지난 1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득점 찬스를 놓친 뒤 동료들에게 미안해했다. 3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2루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을 당한 뒤 1루주자 이정후의 엉덩이를 치며 미안해했다. 팀의 4번 타자로 득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한 것이다.
지난 1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는 6회초 오른쪽 무릎에 불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그런데 9회초 팀 동료 이용규가 2000안타를 기록하자 불편한 무릎이지만 더그아웃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밖으로 달려 나왔다. 이 장면을 봐도 푸이그가 '팀 퍼스트'를 얼마가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언어 장벽이 있지만 온몸으로 프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팀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푸이그는 시즌 초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고전했지만 지난 19일 시즌 3호 홈런을 기록하며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다.
팬들은 메이저리그 시절 '악동'으로 불리며 각종 기행을 일삼기도 했던 푸이그가 KBO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기대가 크다. 성숙해진 푸이그가 KBO리그를 정복한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BO리그에서 성숙해진 모습으로 '팀 퍼스트'를 강조하는 키움 푸이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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