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에플러에게도 박동원을 붙여보니 괜찮았다. 정찬헌도 그런 맥락에서 바꿔봤다."
키움이 시즌 초반 선전하는 결정적 원동력은 선발진이다. 화려한 SSG 선발진에는 비할 바 못 되지만, 키움 선발진도 꽤 건실하다. 에이스 안우진과 노련한 에릭 요키시의 원투펀치가 탄탄하다. 뒤이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최원태, 가성비 좋은 타일러 에플러에 베테랑 정찬헌이 대기한다.
한현희가 19일 2군 고양 NC전서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컨디션 점검 차원의 등판이었다는 설명. 이렇듯 키움 선발진은 6선발도 가능할 정도로 넉넉하다.
유일한 아픈 손가락이 정찬헌이다. 정찬헌은 지난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00에 그쳤다. 구속보다 변화구 커맨드로 승부하는 타입. 그러나 그 커맨드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홍원기 감독은 19일 인천 SSG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포수를 김재현에서 박동원으로 교체했다.
김재현을 문책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분위기 전환 차원이었다. 마침 타일러 에플러도 박동원과 호흡을 맞추자 반등한 사례를 참고했다. 결과적으로 홍 감독의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정찬헌이 선두를 질주하는 SSG의 상승세를 꺾었다.
정찬헌은 19일 인천 SSG전서 6이닝 3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첫 승(1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도 9.00서 5.79로 내렸다. 정찬헌은 이날 상승세의 SSG 타선을 잠재웠다. 포심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섞어 특유의 지능적인 투구를 했다. 81구 중 스트라이크가 54개였다. 지난 두 경기에 비해 내용이 확연히 좋아졌다.
더구나 이날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박동원은 타선에서도 확실하게 지원했다. 2-0으로 앞선 3회초에 SSG 선발투수 오원석을 상대로 결정적 좌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6-0으로 도망가며 정찬헌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정찬헌은 강판 후 경기를 편하게 볼 수 없었다. 7회부터 가동된 불펜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윤정현은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4실점했다. 이승호도 사사구를 3개나 기록하며 진땀을 흘렸다. 문성현까지 7회에 한꺼번에 투입돼 겨우 1점 리드를 지켰다. 6-0 리드가 6-5 박빙 승부가 된 순간이었다.
결국 키움은 8회 메인 셋업맨 김재웅, 9회 마무리 김태훈을 올려 힘겹게 리드를 지킨 끝에 승리했다. 9회 추가 2득점이 컸다. 정찬헌이 시즌 첫 승을 아주 어렵게 따냈다. 여러모로 주변환경의 변화가 성공적이었다. 키움으로선 고전하던 선발투수의 반전으로 일궈낸, 의미 있는 1승이다.
[정찬헌과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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