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2022시즌 4월을 돌아보면 신인왕 1순위는 KIA 슈퍼루키 김도영이 아닌 키움 슈퍼루키 박찬혁이다. 성적이 말한다. 박찬혁은 25경기서 타율 0.241 5홈런 9타점 11득점에 OPS 0.778. 홈런 공동 2위다. 김도영은 22경기서 타율 0.179 4타점 11득점 OPS 0.445.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했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한화가 아닌 키움의 품에 안겼다. 신인을 잘 뽑고 잘 키우기로 유명한 키움의 선택이 또 한번 적중할 조짐이다. 보통의 신인답지 않다. 타격이든 주루든 항상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임한다.
수비는 1루와 외야를 동시에 소화한다. 타격에 비해 안정감은 떨어진다. 그래도 1군 데뷔 1달 된 신인에게 수비의 단점보다 어떤 상황서도 거침 없이 풀스윙하는 마인드가 더욱 돋보인다. 키움이 저연차들에게 기회를 충분히 주는 팀이지만, 아무에게나 1군 주전의 기회를 주는 건 아니다.
박찬혁은 개막전부터 꾸준히 9번 타순에 들어가더니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2번 타순에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홈런도 치는 등 똑같이 자신의 야구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갑작스럽게 타순을 변동했는데 2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당분간 계속 2번을 맡겨볼 계획이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박찬혁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 놀길 바란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에 "지금 이 선수에게 바라는 건 타격이다. 꾸준히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수비는 그 다음이다"라고 했다.
수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박찬혁에게 굳이 공수를 다 잘하길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너무 큰 부담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 쉽게 말해 타격을 잘 하고 있으니 수비 실수에 신경 쓰지 말라는 뜻.
알고 보면 신인왕 1순위는 삼진왕 1순위다. 지난달 30일까지 38차례 삼진을 당했다. 4월의 마지막 경기서도 세 차례 당했다. 32개의 박병호(KT)를 제치고 최다 1위다. KBO리그 투수들을 아직 잘 모르고, 코스 혹은 구종 공략에 빈틈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만큼 박찬혁의 공격적 성향이 돋보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홍 감독은 "삼진을 신경 쓰지 않는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경험이 중요하다. 타격코치가 자신 있게 휘두르라고 주문했다. 삼진을 통해 상대 투수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를 때, 누구도 박찬혁이 한달 내내 주전으로 나가며 홈런을 5개씩 치고 신인왕 경쟁서 가장 앞서나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신인왕을 떠나 미래의 간판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면, 삼진왕 타이틀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리고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박찬혁도, 키움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사령탑은 여전히 박찬혁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박찬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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