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곰의 혈을 뚫었다.
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지난달 30일 인천 SSG전은 악몽이었다. 1회 투수 병살타, 3회 유격수 병살타, 5회 2루수 병살타로 자존심을 구겼다. 당연히 주자가 있는 상황이었고 장타 한 방이면 점수까지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큰 아쉬움이었다.
더구나 두산 타선은 최근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 기존 주축들은 몸이 좋지 않거나 페이스가 떨어졌고, 양석환 공백도 있었다. 이런 상황서 3할 외국인타자 3연타석 병살타는 치명적이었다. 김태형 감독조차 "툭툭 갖다 대니까"라고 했다.
안타든 범타든 헛스윙이든 공을 최대한 불러들여 자신의 타이밍에 맞춰 강한 타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자꾸 몸이 앞으로 마중 나가서 방망이로 툭 건드리고 마니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다는 진단이었다. 결국 페르난데스는 3할이 무너지며 0.295로 내려왔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하루만에 반전했다. 1회 SSG 강속구 선발투수 윌머 폰트의 커브를 정확하게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1사 2,3루 찬스를 만들면서, 허경민의 결승타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5회에도 150km 패스트볼을 좌전안타로 연결했고, 김재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이어졌다. 9회에는 김주온을 공략해 우월 투런아치까지 그렸다. 홈런 포함 3안타로 완벽한 반전에 성공, 두산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페르난데스는 그래도 전날까지 호세 피렐라(삼성, 0.390), 마이크 터크먼(한화, 0.306)에 이어 외국인타자들 중 애버리지가 세 번째로 높았다. 전반적으로 죽을 쑤는 외국인타자가 많은 걸 감안할 때 KBO 4년차 페르난데스는 분명 검증된 선수다. 곰의 혈을 뚫었다.
페르난데스는 경기 후 "타격 밸런스는 나쁘지 않은데 첫 홈런을 치는데 딱 100타수 걸렀다. 예년보다 늦게 홈런이 나왔는데 앞으로 자주 담장을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 팀이 연패를 끊어 기분 좋다"라고 했다.
[페르난데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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