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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홈런 하나 치고 싶습니다."
두산 우투좌타 외야수 안권수는 제일교포 3세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거의 못했는데 프로 3년차가 된 올 시즌에는 제법 소통이 잘 된다. 1일 인천 SSG전서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후 취재진에게 한국말로 질의응답을 받았다.
소통이 100% 잘 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고, 야구했던 선수인 걸 감안하면 상당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소통이 되면서 동료들과 호흡이 맞기 시작했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얻은 걸 무시할 수 없다.
안권수는 "처음에 한국에 올 때 인사 정도 밖에 못했다. 솔직히 야구가 힘들어서 고비도 있었는데 한국말로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도움이 됐다. 듣는 건 자신 있는데 말은 아직 모르겠다. 솔직히 중계방송 인터뷰는 자신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답답하다"라고 했다.
두산은 양석환 등 몇몇 주전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상 이탈자가 있다. 이날 낮 경기를 맞아 안권수, 조수행 등 백업들이 선발로 나왔음에도 SSG 강속구 에이스 윌머 폰트를 무너뜨렸다. 2번에 배치된 안권수는 지난 2년간 1~2군을 오갔고, 1군에선 주로 빠른 발을 앞세워 대주자와 대수비를 맡았다.
그러나 최근 방망이로도 조금씩 어필한다. 지난달 28일 잠실 NC전 4타수 2안타에 이어 지난달 29일 인천 SSG전서 4타수 3안타를 날렸다. 매의 눈을 자랑하는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의 타격감이 좋은 걸 놓치지 않았다.
안권수는 "개인의 결과보다 팀이 승리해서 다행이다. 안타보다 출루하는 게 중요하다 5출루한 것도 좋은 것 같다. 2스트라이크까지 세게 스윙하는데 2스트라이크 되면 폰트는 패스트볼에 대한 생각이 많으니까 패스트볼을 기다렸다 변화구가 오면 커트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시범경기부터 느낌이 좋았다. 안권수는 "과거에는 1~2군을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부터 방망이 감이 나쁘지 않아서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석환이 형이 없어서 기회가 온 것이다"라고 했다.
원래부터 수비전문선수는 없다. 안권수는 "일본에 있을 때 수비보다 타격이 자신 있었는데 여기 와서 계속 안 맞으니까 그렇게 됐다. 이제 일본에서 했던 게 나오는 것 같다. 2스트라이크까지 세게 치고 2스트라이크 이후 컨택하고 커트하고 진루타가 나온다. 원래 스타일"이라고 했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 부모님이 보고 있다. 안권수는 "일본에서 매 경기 보고 계실 텐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연락도 자주 드리는데 최근 모습에 기뻐하셔서 나 역시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안권수의 소박한 꿈이 있다. "홈런 하나 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통산 타율 0.268의 안권수는 프로 생활 3년이 됐지만,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를 잘 키우기로 유명한 두산이 또 하나의 슈퍼백업을 건졌다.
[안권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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