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 타이거즈 로니 윌리엄스가 41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며 오랜만에 도움을 줬다.
로니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5볼넷 3실점을 하며 지난 4월 22일 NC전 이후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좋았다. 로니는 이날 패스트볼 최고 153km를 찍으며 두산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그리고 140km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었다. 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는 물음표를 지을 수 없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선발투수 경험이 거의 없는 탓에 긴 이닝을 소화하기에는 불안요소가 많았다.
투수가 경험이 없다면 노련한 포수가 경기를 리드하면 된다. 이날 KIA 마스크는 박동원이 썼고 안방을 지켰다. 그런데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투수와 포수의 관계는 부부와 비슷하다. 서로를 믿고 신뢰해야 하며 부족한 면을 채워줘야 한다. 그런데 로니는 아직 박동원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보였다.
로니-박동원 배터리의 문제는 경기 중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5회말 2사 1.3루서 두산 페르난데스에게 두 번 연속 체인지업을 던지다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자 로니가 두 팔을 벌리며 박동원에게 불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서재응 투수코치가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 두 선수를 모아놓고 진정시켰다.
로니가 후속 타자 강승호를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걸어오자 서재응 투수코치는 침착하라는 제스처를 하며 다시 한번 더 로니를 격려했다.
그러나 포수에 대한 믿음이 떨어져서일까 로니는 6회말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고 양석환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KIA 벤치에서 로니의 교체를 지시했다. 서재응 투수코치와 함께 마운드에 오른 박동원이 로니를 격려하려 했지만 로니는 못 들은 척 못 본척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KIA는 로니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이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며 7-3으로 승리했다.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했고 로니가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할지 지켜봤다.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두 선수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한편 지난 4월 24일 KIA로 트레이드 된 박동원은 로니와 호흡을 맞춘 적이 거의 없었다. 박동원이 KIA에 합류했을 때 로니는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NC전에서 1이닝 호흡을 맞춘 적이 있지만 2실점하며 배터리 호흡이 좋지 않았다. 아직 호흡을 맞춰가야 하는 배터리인 셈이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고 해도 투수가 매번 구질을 선택할 수 없다. 투수는 포수를 믿고 던져야 한다. 좋은 포수는 투수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며 리드할 줄 알아야 한다. 로니와 박동원은 배터리 상호 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중요해 보인다.
[로니와 박동원이 서로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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