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막으면 되지."
SSG 우완 서진용은 5월 1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당시 "불펜 투수는 나갈 수 있을 때 나가는 게 좋다"라고 했다.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집단으로 흔들릴 때, 사실상 홀로 SSG 허리를 떠받쳤던 시기다.
잦은 호출을 숙명으로 여겼다. 진심으로 SSG의 1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싶어했다. 물론 슬그머니 개인 목표도 공개했다. 서진용은 "두 가지가 있다. 통산 100홀드와 한 시즌 33홀드를 넘어서는 것이다"라고 했다.
1개월이 흘렀다. 두 가지 목표 중 후자를 올해 달성하는 건 불가능하다. 너무 잘한 게 죄라면 죄다. 인터뷰 전날 홀드를 따낸 뒤 홀드 시계가 멈췄다. 단 1개의 홀드도 추가하지 못하고 올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마무리투수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김택형이 갑자기 부상으로 재활하면서 '임시'로 최후의 보루를 맡았다. 김택형이 최근 돌아왔다. 그러나 마무리는 여전히 서진용이다. 김원형 감독도 김택형 복귀 전 넌지시 암시했다. 반전은 없었다.
5월부터 등판한 18경기서 단 3경기서만 실점했다. 7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며 정식 마무리가 됐다. 5~6월 평균자책점은 1.88과 1.93.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흔들렸다. 그러나 서진용만큼은 꿈쩍하지 않았다. SSG가 최근 빈타로 고전한 와중에도 고꾸라지지 않은 건 서진용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충실히 해냈기 때문이다.
서진용은 SK 시절부터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작년에는 셋업맨으로 출발했으나 김상수의 부상 및 부진을 틈타 마무리를 꿰찼다. 그러나 마무리를 맡자마자 흔들리며 김택형에게 마무리를 넘겨주고 셋업맨으로 돌아갔다.
올해는 정반대다. 김택형을 셋업맨으로 끌어내리고 마무리를 다시 꿰찼다. 두 번의 아픔은 없는 것일까. 작년에도 투구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올해 더욱 안정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4.2km서 올해 143.3km로 살짝 떨어졌다.
반면 올해는 패스트볼 비중을 살짝 낮추고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물론 패스트볼과 주무기 포크볼의 비중이 가장 높다. 12일 인천 한화전서 세이브를 따낼 때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여전히 높다. 그래도 6월 들어 구사율을 높이며 변화를 모색하는 게 눈에 띈다.
결과적으로 세이브 2위(15개)를 달리는 투수는 셋업맨으로 돌아서며 세이브 경쟁서 탈락했다. 이제 7세이브 투수가 16세이브로 1위를 달리는 정해영(KIA), 15세이브의 오승환(삼성), 고우석(LG)을 추격할 수 있을까. 여전히 SSG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전력이다. 서진용은 그 어떤 경쟁자들보다 세이브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이제 올 시즌 목표를 바꿔야 한다.
[서진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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