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자가 치기 껄끄러운 투수다.”
KIA의 후반기 최대 변수는 선발진이다. 타선과 불펜은 전반기 주축멤버들이 계속해서 힘을 내야 한다. 그러나 선발진의 힘은 더 좋아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발진의 힘에 의해 올 시즌 명운이 결정될 수도 있다.
외국인투수들의 생산력을 점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8월에 복귀할 좌완 션 놀린은 건강할 때도 왼손타자에게 약했다. KIA는 놀린의 교체도 염두에 두고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놀린의 부활 여부, 새 외국인투수 영입 가능성과 KBO리그 적응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당장 눈 앞의 변수는 새 외국인투수 토마스 파노니다. 파노니는 이미 두 차례 실전에 나섰다. 한 차례는 장맛비로 노게임 처리됐다. 공식기록은 14일 잠실 LG전만 남아있다. 당시 4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종국 감독이 마치 오승환(삼성)을 보는 듯하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왼손 오승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디딤발을 내딛기 전 살짝 쉬는 듯한, 끊기는 동작이 있다. 이 동작이 오승환만큼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명히 보인다.
그러면서 크로스스텝을 밟으니 디셉션이 극대화된다. 이럴 경우 왼손타자는 파노니의 손을 보는 시간이 더 짧아지고 공이 날아오는 각은 더욱 커 보인다. KIA가 주목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LG전서 결과적으로 왼손타자들에게도 얻어 맞긴 했다. 그러나 LG전 내용과 결과가 파노니의 경쟁력이 100% 발휘됐다고 보긴 어렵다.
입국 후 두 번째 실전이라 100% 컨디션일 수 없었다. 파노니도 아직 KBO리그 타자들을 잘 모른다. 앞으로 9개 구단 타자들도, 파노니도 서로 알아가고 적응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후반기가 개막하고 7월 말~8월 초 정도에 드러나는 내용과 결과가 진짜 경쟁력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의 발언은 의미심장했다. 양현종은 지난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아직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위도 나쁘지 않고, 타자가 치기 껄끄러운 유형의 투수”라고 했다.
같은 왼손투수 입장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파노니가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KIA는 후반기에 놀린이 생존할 경우 양현종~놀린~이의리~파노니로 이어지는 ‘좌완선발 4인방’을 가동하게 된다. 그러나 양현종은 “같은 왼손이라도 전부 스타일이 다르다.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파노니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해 기존 왼손 선발투수들과 차별성을 보여주면 KIA 선발진은 전반기 막판보다 확실히 강력해질 수 있다. 양현종이 파노니의 구위도 높게 평가한 건, 실제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져도 투구 폼의 특성 덕분에 타자들에겐 더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파노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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