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렇죠. 선수들은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어하죠.”
KIA는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263억원을 투자해 나성범과 양현종, 박동원(키움에 10억원 내줬다)을 데려온 건 대권도전을 위해서다. 그러나 선두 SSG에 무려 14.5경기 뒤졌다. 아무리 후반기가 남아있다고 해도 추격하기 쉽지 않은 격차다.
선발진의 힘이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떨어졌다. 팀 공격지표는 상위권이지만, 5월에 매우 강렬했던 걸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잡아야 할 경기,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놓치며 선두권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은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당연히 5위에 만족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지금보다 더 잘하려고 한다. 더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선의의 경쟁을 한다. 가을야구를 향해 달린다”라고 했다.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올라선 황대인도 전반기를 돌아보며 “너무 아쉽다”라고 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고도 했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만족의 눈빛은 읽을 수 없었다. 실제 기복이 심했던 건 맞다.
내부적으로 후반기에 더 치고 올라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외국인투수들이다. 그와 별개로 김종국 감독도 전반기 막판 평소와 다른 경기운영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사실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서는 벤치워크를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12일에는 KIA가 일방적으로 이겼고, 14일에는 반대로 새 외국인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4실점하면서 끌려간 경기였다.
그러나 3연전 내내 접전을 펼친 8~10일 한화와의 광주 3연전은 달랐다. 김종국 감독은 3연전 첫 날 포수 박동원에게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를 지시, 추가점을 뽑아내는 ‘작전 야구’를 선보였다. 3연전 마지막 날에는 마무리 정해영이 9회에 흔들리자 2사 만루 위기서 전상현을 투입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전상현은 결과적으로 3연투를 했다. 장현식이 돌아왔음에도 8회가 아닌 7회에 올라오기도 했다.
사실 김 감독은 전반기 내내 철저한 관리야구를 했다. 주전들의 루틴을 최대한 보장하고, 불펜도 철저히 공식대로 가동했다. 5월에 잘 나갈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6월 들어 타선과 선발진의 힘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벤치워크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보기에 따라 김 감독의 ‘독한 야구’ 타이밍이 살짝 늦은 감도 있었다. 다만, 감독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내다보고 계산해야 한다. 매 경기 불펜을 당겨쓰고 과감한 작전을 쓰긴 어렵다. 신중하면서도 과감해야 하는 자리인만큼,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후반기에 김 감독의 움직임도 관심이다. 중위권 팀들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3강과 KT를 추격하기 위해선 더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전반기 내내 주축 멤버들을 잘 관리해온 효과가 후반기에 드러난다면 후반기에 다시 중, 상위권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외부의 시선이다. 무엇보다 올해만큼은 높은 곳으로 가겠다는 KIA 선수들의 의지도 남다르다.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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