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야구장에 가면 제일 눈에 띄는 것이 외야석 한가운데 설치되어 있는 큼지막한 전광판이다.
야구장 전광판에는 숫자와 이름 그리고 영어 약자로 야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야구를 아는 사람은 전광판을 보며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야구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전광판과 스쿼 보드판, 그리고 볼카운트 안내판까지 모두 꺼진 상태로 20여 분간 경기가 진행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야구장 조명탑이 꺼지지 않아 경기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전광판이 암전 되며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전광판이 꺼지는 웃지 못할 사고가 터졌다.
전광판을 비롯해 모든 안내판이 꺼진 건 5회초 경기 도중이었다. 오후 8시경 꺼진 전광판은 오후 8시 25분이 되어서야 재가동되었다. 그런데 전광판이 꺼진 20여 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다.
양 팀은 5회초까지 KT 엄상백과 키움 정찬헌의 호투 속에 0-0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전광판이 꺼진 20여 분 동안 홈런 두방이 나왔다. 먼저 0의 균형을 깬 건 KT였다. 5회말 2사 1루서 알포드가 정찬헌의 138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야구장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홈런이 나오면 전광판에서 홈런을 알리는 화려한 영상이 나와야 하는데 전광판이 꺼지는 바람에 썰렁했다. KT 선수들의 함성 소리와 응원단의 환호성만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6회초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졌다. 키움의 선두타자 이정후가 엄상백의 132km 체인지업을 가볍게 밀어 쳐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이때도 원정 관중들의 함성 소리만 들릴 뿐 야구장은 조용했다.
야구장 전광판은 경기에 대한 정보뿐 다양한 응원 음악 등 다양한 음향효과를 넣어 야구를 보는 재미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광판이 꺼지면서 홈런에도 별다른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커다란 전광판에는 타율, 홈런, 타점, OPS 등 선수들의 성적뿐 아니라 신장과 체중, 출신 학교까지 다양한 야구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각종 콘텐츠를 보여주며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날 수원KT위즈를 찾은 관중들은 20여 분 동안 이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경기 후 구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전광판이 작동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더운 날씨로 인한 전력 차단기의 고장이 문제였다고 한다. KT는 급하게 전력 차단기를 새 제품으로 교체했고, 전광판이 재가동 됐을때는 '전력 차단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원활한 경기 운영이 못된 점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를 짧게 띄우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폭염 속 웃지 못할 헤프닝이었다.
[전광판이 꺼진 상태로 경기가 진행되었던 수원KT위즈파크.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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