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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믿었던 '에이스'도 최악의 흐름에 휩쓸려간 것일까.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자멸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생소한 모습이었다.
찰리 반즈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에이스로서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숙명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주심의 아쉬운 볼판정 때문에 6이닝 동안 4실점(4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를 기록했다고 한다면, 이날은 스스로 자멸했다. 반즈는 6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6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롯데는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5위 KIA 타이거즈와 간격은 4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5강 경쟁은 커녕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히 지난 27일 패한 후에는 두산에게 6위 자리도 내줬고, 28일에는 믿었던 에이스마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의 흐름은 매우 좋았다. 반즈는 1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잡아낸 뒤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김재환-김재호-박계범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묶어냈고, 3회도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영락없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던 반즈는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즈는 4회말 허경민과 페르난데스에게 연속해서 안타를 맞아 첫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재환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갑자기 반즈가 무너진 것은 2사 이후였다. 반즈는 후속타자 김재호와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박계범에게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선취점을 헌납하더니 안권수에게 몸에 맞는 볼, 강진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자멸했다.
반즈는 계속해서 안정을 찾지 못했고, 9번 타자 안승한에게 초구 144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이때 두산의 주자 두 명이 홈을 파고 들었고, 실점은 5점까지 늘어났다. 반즈는 후속타자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승기는 이미 두산쪽으로 기울어진 후였다.
롯데는 반즈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7회초 2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7회말 곧바로 3점을 헌납하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롯데는 9회 3점을 보탰으나, 5-8로 패하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에이스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지는 못했다. 롯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롯데 선발 반즈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4회말 2사 만루에서 박계범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 시킨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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