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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올여름 유일의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이 압도적인 규모와 도전적인 촬영 기법으로 역대급 몰입감을 선사한다.
'관상'(2013), '더 킹'(2017) 한재림 감독의 5년 만 신작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첫선을 보이며 일찍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영화는 역대 대표 재난 영화 '부산행'(2016)과 '엑시트'(2019)의 동시기 사전 예매량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흥행 시동을 걸었다.
한 감독은 미술, 촬영, 조명, VFX와 협업해 프리 프로덕션 기간 중 6개월을 촬영 콘티를 준비하는 데 활용했다.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수준으로 완성된 콘티북에는 세세한 촬영 가이드까지 포함되어 있어, 연기를 준비하는 배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프리 비주얼 애니메이션 작업까지, 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촬영 중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덕션을 통해 고도로 면밀한 준비 과정을 소화했다.
한 감독은 한 사건을 중심으로 지상과 상공의 수많은 공간과 인물들이 긴밀하게 엮여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에 주목했다. 어떤 공간이 관객에게 가장 섬세한 현실감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고, 지상과 상공을 오가는 사건 속에서도 각 배경들이 영화적 연속성을 지닐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가 조명과 미술 세팅, 촬영 방식에 오롯이 투영됐다.
여기에 재난의 현장이 될 비행기 세트를 제작하는 데에는 미술팀과 특수효과팀의 협업이 중요했다. 미술팀은 해외에서 공수한 실제 비행기의 본체와 부품을 바탕으로 세트 작업을 진행했다. 한 감독은 "사실감에 중점을 뒀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비행기가 가짜다'라고 느끼지 않게끔 만들었고, 짐벌을 이용해 움직임을 주며 촬영했다"고 전하며 실제와 똑같은 비행기 세트를 구성하고자 했던 의도를 밝혔다.
세트 전체가 360도로 회전하는 시퀀스들이 등장하는 만큼 배우들의 부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수효과팀은 미술팀이 견고하게 다져 놓은 세트에 고공낙하 시퀀스, 무중력 시퀀스 등이 실제 상황처럼 이뤄질 수 있게 최고의 기술력을 투입했다.
실제 비행기 내부의 빛들을 최대한 활용한 조명팀은 인위적이거나 왜곡된 조명을 배제하고, 고감도 촬영을 통해 실제 상공의 빛들을 구현해 사실감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실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빛의 설계에 초점을 맞춰 해와 구름의 이동이 만들어내는 '플리커 효과'를 살렸다.
제작진은 비행기 세트를 360도 회전시킬 짐벌을 완성해 촬영에 투입했다. 지름 7m, 길이 12m로 제작된 롤링 짐벌로 실제 크기의 항공기 세트를 회전시키며 촬영한 사례는 대한민국 최초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인 프로덕션이다. 제작진은 비행기 세트가 360도로 돌아가며 변화하는 하중까지 계산해, 도면화 작업을 제외하고도 총 60일 정도의 제작 기간을 거쳤다.
눈 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과 몰입도를 선사할 영화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관객과 만난다.
[사진 = 쇼박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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