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경기중 선수가 상대방에게 욕을 했다면 비난의 대상이다. 그것도 중계방송을 했던 영국 BBC는 시청자들에게 사과까지했다.
그런데 거친 욕을 내뱉었지만 이로 인해 일약 스타(?)가 된 선수가 있다. 팬들은 영국인이라면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대영제국 훈장’을 줘야한다고 아우성이다.
‘풋볼런던’등 영국 매체들은 2일 ‘BBC가 질 스콧의 경기중 욕설에 대해서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BBC가 이례적으로 경기중 벌어진 욕설에 대해 사과한 이유는 생중계 방송중 스콧의 욕설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모양을 보면 누구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하는 것을 알 정도였다.
상황은 이렇다. 1일 새벽 열린 유로 2022 결승전에서 영국 국가대표팀의 백전노장 질 스콧이 독일의 시드니 로만에 걸려 넘어졌다. 반칙을 얻었지만 화가 난 스콧은 로만을 향해 욕을 했다.
이 장면이 그대로 영국 BBC 화면상으로 노출된 것이다. 물론 스콧도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렇게 욕하지 말았어야 했기 때문에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경기가 과열되다보니 로만이 나에게 무엇가를 말했지만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어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시청자들은 내가 너무 이기고 싶었고 그 순간 감정이 우리를 더 뭉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사죄했다.
사실 올 해 35살인 스콧은 거의 은퇴할 나이가 됐기에 어찌보면 유로 우승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게다가 스콧은 지난 16년 동안 영국 국가대표로 161경기에 출전했다. 팀내서 가장 오랫동안 대표생활을 한 선수이다.
그런데 그녀는 아픈 추억이 있다. 지금부터 13년전 핀란드에서 열린 유로 2009 결승전에서 독일에 2-6으로 패했을 때 영국 대표팀이었다.
지금 대표팀에는 그 당시 뛴 선수는 스콧이 유일하다. 이런 감정까지 있다보니 경기중 태클에 걸려 넣어져 심한 욕을 한 것이었다.
영국 BBC와 당사자인 질 스콧이 사과까지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베테랑 미드필더인 스콧의 열정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시청자들은 “MBE 질 스콧이 이제 OBE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MBE는 대영 제국 훈장중 맨 아래 등급인 5등급이다.
4등급이 바로 OBE이다. 스콧은 지난 2020년 영국 여자 축구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 제국 훈장 5등급을 받았었다. 이번에 우승을 했기에 팬들은 한 등급 위인 4등급 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미인 듯 하다.
또 다른 시청자는 “스콧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보호받아야 한다. 그녀는 영국 최고의 선수이다”라고 스콧의 행동을 감쌌다.
이밖에도 한팬은 트위터에 ‘가능하면 질 스콧의 욕을 확인해봐라. 정말 시원한 여름의 소리(Sound of the summer)이다’라고 통쾌해했다.
[질 스콧이 로만에게 화를 내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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