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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강강강보다 강약조절을 하는 걸 어려워하더라.”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김광현(SSG)과 맞붙기 직전, 7월28일 수원에서 KT를 상대로 제대로 쓴맛을 봤다. 5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볼넷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문상철에게 카운터펀치를 연거푸 얻어맞았다.
그날 안우진이 평소와 달랐던 건 커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였다. 그런데 커브와 체인지업 장착은 안우진이 작년부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난 원동력 중 하나였다.
대표적인 ‘오프 스피드’ 구종이기 때문이다. 흔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원 타이밍’에 공략 가능하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준비하다 방망이를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아나가는 경우가 많다.
2~3년 전 안우진이 그랬다. 기본적으로 커맨드 자체가 정교하지 않은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으니 투구내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작년을 기점으로 커브와 체인지업 완성도가 올라갔고, 패스트볼의 스트라이크 비율도 확연히 올라가면서 언터처블이 됐다.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투구내용의 기복이 더욱 줄어들면서 ‘진짜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 모습이 KT전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우진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커브를 안 쓰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가니까 타자들이 쉽게 생각하더라. ‘강강강’보다 ‘강약조절’을 어려워하더라. 변화구가 볼이 된다고 해서 안 던질 수가 없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어차피 패스트볼을 던져야 하니까. 항상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폭망’한 경기서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으니, 안우진의 KT전 패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리고 김광현을 상대로 판정승(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하면서 에이스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등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한 경기 안 좋았다고 그 경기에 빠져있으면 더 안 좋아질 것 같았다. 빨리 잊었다”라고 했다. 이 역시 바람직한 자세다.
이런 걸 보면 안우진은 멘탈도 강인하다. 올 시즌 에이스로 나서면서 상대 1~2선발과 많이 맞붙는다. 당연히 득점지원을 많이 받지 못한다. 그러나 안우진은 “오히려 타이트한 경기가 좋다.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점수가 많이 나오면 (벤치 혹은 라커룸에서) 오래 안 움직이니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많다. 타이트한 경기서 버텨야 에이스라는 송신영 코치님의 말도 있었다”라고 했다.
역시 정교한 커맨드와 변화구 활용이 키포인트다. 안우진은 “평균자책점은 신경 쓰지 않는다. 코스를 더 잘 이용해야 한다. 아직도 바깥쪽을 보고 던졌는데 몸쪽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걸 줄여야 좋은 투수다. 항상 패스트볼만 던지면 힘드니, 변화구를 다양하게 던져야 한다. 패스트볼을 약하게 던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등판하지 않는 날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다. 우선 등판을 마친 날 잘 자야 한다. 안우진은 “잘 자는 편이다. 10시간은 자야 한다. 다음 날에는 장거리 러닝과 캐치볼로 몸을 푼다. 등판 다음날, 그 다음날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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