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인조잔디가 오랜만이라서 다리가 경직됐다.”
2014년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버 출신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에게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낯설다. 라가레스는 2일 고척 키움전에 정상적으로 나섰으나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3일 고척 키움전에는 경기 후반 한 타석만 소화했다.
김원형 감독은 라가레스가 인조잔디에서 뛰는 게 오랜만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라가레스는 4일 고척 키움전서 기어코 평소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동안 안정성을 뽐낸 수비가 삐걱했다. 그러나 오히려 타격에서 만회했다.
일단 실책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선발투수 이태양이 1회부터 흔들리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2-1로 앞선 상황. 박찬혁의 타구가 좌익수 앞으로 날아갔다. 빗맞은 타구였다. 라가레스가 아니더라도 잡아야 할 타구였다.
그러나 라가레스는 낙구지점을 잡지 못했고, 타구는 라가레스 앞에서 뚝 떨어졌다. 고척스카이돔의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봐야 한다. 고척돔은 천장이 흰색이다. 때문에 간혹 외야수가 뜬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흰색 천장에 흰색 야구공이 겹친다.
충분히 훈련이 된 외야수라면 아무런 문제없이 뜬공을 처리한다. 그러나 간혹 라가레스처럼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1년에 몇 차례씩 나온다. 라가레스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순식간에 2-3으로 역전이 됐다. 이 타구로 이태양은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그런 라가레스를 무작정 비판할 수 없다. 타석에선 제 몫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1회초 1사 2,3루서 키움 에릭 요키시의 주무기 투심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2-5로 뒤진 7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요키시의 체인지업을 통타, 비거리 120m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다.
반전의 하루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홈런을 치고 내야 그라운드를 도는 라가레스의 모습이 어딘가 어색했다. 구단에 따르면 햄스트링에 다시 한번 통증을 느꼈다. 결국 7회말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부상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끝난 이번 3연전이다.
[라가레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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