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한 경기에서 다 보여줬다.
SSG 라가레스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실책, 안타, 홈런, 부상까지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
라가레스는 2013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메이저리그 경력만 10년이다. 특히 2014년에는 타율 0.281 OPS 0.703을 기록하며 그 해 내셔널리그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타자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과 수비는 이미 검증된 선수다. 주 포지션이 중견수지만 KBO리그에서 좌익수로 출전하면서도 한 차원 높은 외야 수비로 팀의 약점을 메우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타격이 문제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31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요키시를 상대로는 다른 모습이었다. 첫 타석부터 메이저리거 출신답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1회초 2사 2.3루 찬스에서 패스트볼을 받아쳐 2타점 적시타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1회말 수비 때 박찬혁의 짧은 타구에 대한 낙구점을 잘못 파악해 안타로 내줬고 급한 마음에 맨손으로 바운드된 공을 잡으려다 뒤로 빠뜨리는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수비라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골든글러버 출신 선수의 허탈한 실책이었다.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는 라가레스는 2-5로 끌려가던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요키시의 136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풀 스윙하며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0m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8경기 만에 터진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부상이 발생되었다. 타격 후 홈런인 줄 모르고 전력질주하던 라가레스가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로 향하던 중 왼쪽 허벅지 통증을 느끼며 절뚝였다. 표정은 일그러졌고 고통을 참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첫 홈런의 기쁨보다 부상의 걱정이 앞섰던 라가레스는 웃을 수 없었다. 더그아웃 동료들도 홈런을 축하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지켜봤다.
햄스트링 근육에 뭉치는 느낌을 받아 절뚝였던 라가레스는 결국 7회말 수비 때 선수 보호 차원에서 한유섬과 교체됐다.
라가레스는 지난 2일 키움과의 주중 1차전에서도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다음날 주중 2차전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당시 김원형 감독은 "라가레스가 인조잔디에서 뛰는 게 오랜만이다"라고 말했다. 인조잔디 구장은 천연잔디 구장보다 지면이 단단하다. 그래서 계속해서 뛰어야 하는 야수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인조잔디에서 야구를 했던 라가레스가 인조잔디 적응에 애를 먹은 것이었다. 1회말 수비에서도 인조잔디의 바운드를 잘못 예상해 실책이 나왔고 실점했다.
고척스카이돔 인조잔디에 적응하지 못한 라가레스는 키움과의 3연전을 부상에서 시작해 부상으로 끝마쳤다. 그래도 타격이 점점 살아나며 SSG에 희망을 안겼다.
[인조잔디에 적응하지 못해 실책과 부상을 당한 SSG 라가레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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